<너는 알고 있다>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과거에 봤던 공포 영화가 떠올랐어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영화를 봤던 사람들은 영화 제목이기도 한 이 말이 왜 소름끼치는지 알 거예요.
도대체 지난 여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 소설의 압권은 '진실게임'과 같은 서사 방식이에요.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가.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해요. 딸 찰리 캘러웨이, 엄마 그레이스 캘러웨이, 아빠 앨리스테어 캘러웨이.
열일곱 살 찰리는 뉴욕 부동산 업계의 거물 캘러웨이 집안의 맏딸로, 명문 사립 기숙학교 놀우드에 다니고 있어요.
모든 게 완벽해 보이는 찰리에게는 트라우마가 있어요. 십 년 전 엄마가 호숫가 집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 문제는 세상 사람들이 아빠가 엄마를 죽인 살인자인 것처럼 떠들어 댔다는 거죠. 아빠에게는 당연히 알리바이가 있었기 때문에 법적 처벌은 없었어요. 실종된 엄마는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2007년 8월 4일은 그레이스 캘러웨이가 사라진 날이에요.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진실은 단순히 그 날 하루만으로는 알 수 없어요.
더 오래 전 과거, 1996년 가을 그레이스 페어차일드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수영 장학생으로 뉴저지 트렌턴 주립대학에 합격했어요. 그러나 미술에 집중하려고 열아홉 살에 대학을 그만뒀고, 트렌턴에 산 지 삼 년째 되던 스물두 살에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어요. 그 남자가 현재의 남편 앨리스테어는 아니에요.
그 당시 앨리스테어 캘러웨이는 마고와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우와, 정말 얽히고 설킨 관계라서 우리나라 일일드라마 보는 줄 알았어요. 소름돋는 반전!
현재 찰리는 아주 은밀한 초대장을 받았어요. 바로 캠퍼스 비밀 클럽 에이스(A's)예요.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비밀리에 운영되는 막강한 클럽이에요. 오로지 클럽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입회할 수 있는 테스트를 받을 수 있어요. 정식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미션을 수행해야 되고, 이 모든 과정은 비밀로 지켜야 돼요.
찰리가 에이스의 입회 권유를 받은 건 캘러웨이라는 이름 때문이지만 정식 멤버가 되는 건 자신의 능력 문제라서, 꼭 회원이 되고 싶었어요.
선배 렌은 찰리와 사촌 레오를 자신의 차로 데려가서 키스를 하라고 시켰어요. 망설이는 두 사람에게 에이스 자격을 운운하며 강요했고, 둘이 키스하는 장면을 카메라로 찍었어요. 다 끝나고 렌은 찰리와 레오에게 윙크하며 말했어요.
"비밀이 우리를 하나로 묶어줄 거야." (42p)
첫 번째 미션은 낸시 레이건의 목걸이를 금요일 자정까지 가져오는 것. 한 마디로 훔치라는 뜻.
여기에서 낸시 레이건은 사람이 아니라 콜린스 교장 선생님의 애완견 핏불의 이름이에요. 얼마나 예뻐하는지 개를 위해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선물했어요.
음, 시작부터 만만치 않은 미션이다 싶었는데 점점 도가 지나친 미션이 주어졌어요.
자신의 미션을 실패한 사람에게는 처벌이 내려졌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처벌인데, 당하는 사람은 에이스의 정체를 밝힐 수 없기 때문에 침묵을 지켰어요.
찰리는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실종과 관련된 비밀을 알게 됐어요. 지금껏 믿어왔던 것들이 와르르 무너졌어요.
자신이 봤던 엄마의 마지막 모습은...
모든 비밀은 진실을 감추는 게 목적이에요. 그 진실이 밝혀지면 누군가는 다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나 아무리 숨겨도 완벽한 비밀은 없어요. 자신까지 속이는 비밀은 독이 될테니까.
대학교 때 사진학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가 안셀 애덤스의 인용구를 벽에 걸어놓았다.
"사진은 찍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난 사진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첫 번째 순간에는 사진작가가 사진을 만든다. 그가 프레임과 각도, 조명, 피사체의 구도를 선택한다.
사진가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연출된, 인공적인, 사진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사진은 사람이 그것을 보는 순간 두 번째로 만들어진다.
있는 그대로의 사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자신을 본다.
자신의 고유한 맥락과 이야기, 인식을 더한다. 의미를 만든다.
나는 사진에 실제로 담긴 것보다 사람들이 사진에서 보는 것이 더 많은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했다. (7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