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
비외른 잉발젠 지음, 손화수 옮김 / 북레시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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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아빠를 체포했어."

엄마가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를요?"

"응, 네 아버지."

엄마는 단 한 번도 '네 아버지'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

내게 말할 때는 항상 '아빠'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아빠도 '엄마'라고 칭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내게 '엄마  집에 있니?'라고 묻곤 했다.   (51p)


어느날 갑자기 아빠가 경찰에 체포되었고, 엄마도 그들과 함께 가버렸어요.

혼자 남겨진 레오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었어요. 아그네스라는 여자가 찾아 왔어요. 부모님에게 사정이 생겼을 때 가정을 방문해서 도와주는 사람이라면서.

하지만 자신은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레오에게 이 상황을 설명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예요.

그런데 이웃집 남자가 자꾸만 찾아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요. 레오가 모른다고 답하니까 어떻게 모를 수가 있냐며 다그쳤어요.

다음 날, 학교에서는... 이미 소문이 났는지, 친한 친구마저도 레오를 피했어요. 그리고 몇몇 애들이 '경찰차'라는 말을 서로 암호처럼 주고받으면서 레오를 비웃었어요.


<우리 아빠는 도둑입니다>는 한 소년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이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네 아버지'라는 말이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느껴질 거예요.

물건을 훔친 사람이 누구야?  네 아버지.

누가 체포됐니? 네 아버지.

소년의 아빠가 경찰에 체포되는 순간부터 '네 아버지'라는 말은 도둑과 같은 말이 되었어요. 소년도 도둑 취급을 받았어요. 소년의 아버지가 도둑이니까.

그다음에 벌어진 일들은 도미노 같아요. 하나의 불행이 탁! 신호를 보내자마자 연달아 이어지는 불행들.

주변의 차가운 시선, 손가락질이 점점 노골적인 따돌림으로 변해가면서 소년과 엄마는 완전히 고립되었어요. 특히 이웃집 남자는 치가 떨릴 정도로 비열하고 나빴어요.

학교 아이들도 잔인하기는 마찬가지였고요.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였어요. 귀신이나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 때문에.

무엇보다도 레오의 아빠는 왜 그랬을까요. 사랑하는 가족을 깜짝같이 속였다는 게, 너무 소름끼쳤어요. 믿었던 아빠의 배신이라니, 이건 주변의 냉대보다 더 큰 충격인 것 같아요. 거짓말, 사기, 도박, 도둑질, 횡령... 수많은 범죄들... 의심, 따돌림, 차별, 언어폭력...  죄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무엇이 가장 무거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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