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블루스
마이클 푸어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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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이야기예요.

주인공 마일로는 9,999번 환생했어요. 오로지 완벽함에 이르기 위해서.

이제 마지막으로 단 한 번의 삶이 남았어요.

<환생 블루스>는 마일로가 환생했던 수많은 삶들 중 극히 일부분을 보여주고 있어요.

음, 모든 환생을 다 보기엔 우리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 관계로...

환생?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면 좋은 건가, 라고 얼핏 생각했다면, 이 책을 통해 환생이 얼마나 환장하는 일인지 대강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마일로는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식으로 이미 1만 번에 가까운 죽음을 경험했어요.

그토록 많은 죽음을 겪은 마일로지만 그때마다 사후 세계로 가서 이렇게 물어야 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러니까 죽음은 절대로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해요. 특히 고통스러운 죽음은 정말 싫다고.


신기한 건 마일로가 처음 죽었을 때 사후 세계에서 만난 세 여인인 것 같아요.

마일로는 그들에게 이름을 물었어요.

늙은 여인은 자신을 '낸'이라고 소개했어요.

거구의 여인은 마더라고 했어요. '마마' 혹은 '마'로 불러도 된다고 했죠.

낸이 마지막 젊은 여인을 죽음이라고 알려주자, 죽음이 말했어요. "나는 수지야." 

마마가 눈을 부라리며 "언제부터?"라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어요.

"지금부터.

나를 '죽음'이라고 부르는 건, 얘를 '소년-영혼'이라고 부르거나,

개를 '개'라고 부르는 거랑 똑같다고.

게다가 세상에 누가 '죽음'이라고 불리는 걸 좋아하겠어?"  (54p)

그래요, 수지라는 이름이 훨씬 좋아요.

마일로가 환생을 거듭할수록 수지를 만나는 횟수가 늘어갔고, 둘은 점점 가까워졌어요.

이건 반칙이에요, 다정하고 사려 깊은 수지를 누가 싫어할 수 있겠어요.


마일로의 환생에서 수지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어요. 당연히 그녀를 만나야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진짜 중요한  존재 이유는 8천 년이라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사랑했다는 거예요.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일로처럼 수지에게 끌렸어요.

수지는 과거에 마일로 말고 또 한 명의 인간이 있었어요. 그녀를 인생에서 가장 큰 싸움 속으로 몰아넣었던 한 남자.

그의 이름은 프란체스코.


<환생 블루스>에는 인류 문명이 생겨나던 시기부터 머나먼 미래 우주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어요.

처음에는 흥미로운 환생 이야기에 빠져들다가, 문득 마일로의 환생이 게임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션을 완수하지 못하면 맨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반복해야 되는 게임.

과연 마일로는 자신의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까요.


"대체 내가 어떻게 하면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가 물었다.

"결국, 그건 늘 어려운 문제잖아요."

"나도 몰라." 낸이 냉정하게 말했다.

"더 영리해지든가, 더 약삭빨라지든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할 일이지.

네가 완벽한 삶을 사는 순간, 우리도 네게 완벽한 순간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물론 그건 놀랍고, 기가 막히고, 불가능할 테지만,

그래도 거의 모든 사람이 9천 번의 생애 내에 그걸 이루어낸다고.

너를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게 내가 아는 전부야."    (160-1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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