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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대왕
김설아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7월
평점 :
김설아 작가님의 단편소설집이에요.
소설을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강렬한 색채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인상파 화가의 그림을 보는 것 같아요.
독특한 상상들이 선명하게 그림으로 그려진 것 같은 이야기.
그런데 시각적인 강렬함과는 달리 느낌은 매우 차분하게 가라앉네요.
뭐랄까, 슬프고 우울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딱 하나의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위로(慰勞)
무엇에 대한, 누구를 위한 위로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위로하고, 위로받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에요.
외계에서 온 병아리, 모든 것은 빛난다, 무지갯빛 비누 거품, 고양이 대왕, 우리 반 좀비, 이달의 친절 사원, 일곱 쟁반의 미스터리, 청년 방호식의 기름진 반생.
모두 여덟 편의 단편.
어떤 이야기냐고 묻지 마세요.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그럼, 중요한 건 뭘까요.
당연히 본인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겠죠.
한밤의 꿈 같은 고양이 대왕과 호러물 우리 반 좀비가 인상적이었어요. 만약 우리가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현안이 있다면, 뻔한 인간의 모습 말고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고양이 대왕에서는 아버지가 고양이로 변했어요. 우리 반 좀비에서는 모범생 진구가 좀비로 변했죠. 기괴한 변화가 주는 충격만큼 그들은 몰랐던 거죠. 진짜가 무엇인지 그 누가 알겠어요. 어쩌면 여덟 편의 이야기는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알고 있다는 착각, 모른다는 자각.
"갱생? 치약 이름 같은 그 단어를 잘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국어사전으로 찾아보았더니
마음이나 생활 태도를 바로잡아 발전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과거의 삶에서 벗어나서 제2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이기도 하구요." (105p)
"하! 나더러 방금 좀비라고 했냐? 그러는 너는 뭔데?
뭐 때문에 세상에 태어난 건 지 아냐?"
...
"봐라, 이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뭘 하건 모든 것은 죽고 사라지고 멸망하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죽기 위해서지. 그것 말고 이 세계는 아무 의미도 없고 목적도 없다.
그러니까 부디 네 멋대로 살라고."
"다, 닥쳐!"
"듣기 싫어도 그건 변함없는 사실이지." (150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