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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설마, 이 모든 일이 실화였다고요?
<돌팔이 의사>는 20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실존 인물 '존 R. 브링클리'의 충격 실화를 다루고 있어요.
프롤로그부터 충격적인 수술 장면이 등장해요.
1930년 9월 15일 캔자스 밀퍼드에는 캔자스 의료위원회 회장 J.F. 해식 박사를 비롯해 20명 이상의 의사와 기자들이 모였어요.
그건 바로 브링클리 박사의 수술 시연회가 있기 때문이에요.
수술대 위의 남자는 55세 집배원 X 씨.
브링클리 박사의 지시로 브링클리 부인이 환자의 허리 아래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했어요.
그때 한 잡역부가 염소를 끌고 왔어요. 잠시 후 스테인리스 쟁반 위에는 염소의 고환이 올려져 있었어요.
브링클리 박사가 환자의 음낭 두 군데를 동일하게 절개하더니 막 적출한 염소 고환을 그 절개 부위에 이식하고 봉합했어요.
10분으로 예정되었던 수술은 45분이 지나서야 마지막 봉합을 끝냈어요. 간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서던 X 씨는 휘정거렸지만 이내 안정을 되찾고 수술실을 나갔어요.
48시간 후, 캔자스 의료위원회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브링클리 박사의 의사면허를 취소했어요.
캔자스 대법원은 항소를 기각하며 판결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어요.
도덕 관념 없이 경험에 기대어 의료행위를 하였고,
사기꾼의 도덕 기준에 따라 행동해온 데다, 잘 계획한 사기를 면허로 완성하여 ...
하찮은 속임수 수준을 넘어섰다. (16p)
《캔자스시티 스타》는 사기꾼의 말로를 이렇게 기렸어요.
밀퍼드 최고의 돌팔이 의사는 끝났다. (16p)
그러나 그들의 확신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어요.
어느 시대에나 의료 사기는 있었지만, 특히 미국은 돌팔이 의사가 넘쳐났다고 하네요.
저자는 그 이유를 미국인들의 비뚤어진 심리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요.
칼 융의 명제인 '죽음에 대한 공포와 기적에 대한 갈망'이 의료 사기를 번창하게 만들었다고.
브링클리는 수많은 돌팔이 의사 중에서 독보적인 존재였어요.
염소 고환 이식수술은 브링클리 이전에도 있었지만, 브링클리는 요즘 시대로 치면 과대광고, 허위광고로 대중을 현혹시켰어요. 거의 사이비종교 수준으로.
"고환에서 새로운 삶을 찾다"
이곳에서 브링클리 박사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호전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불치병 환자들이 치유되었고,
1,200 건의 수술이 모두 성공적이었다.
-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1922년 4월 9일 (96p)
그러나 엄청난 사기극을 뒤쫓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모리스 피시바인!
헝가리 출신으로 시카고의 유능한 외과 과장이자 선임 교수 맥스 토렉 박사의 애제자였다고 하네요. '~였다'는 과거형인 이유는 그가 의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미국 의학협회지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편집장에게 속기 실력을 인정받아 조수 자리를 제안받았고 이후 오랫동안 독특한 경력을 쌓으면서 결국에는 브링클리의 사기를 밝혀내는 장본인이 되었거든요.
미국 의학협회(AMA)는 돌팔이 의사를 잡아내기 위해서 사기 관리팀의 팀장으로 아서 J. 크램프를 기용했고, 브링클리를 시카고에서 쫓아내는데 성공했어요. 그러나 거기에서 끝난 게 아니었어요. 모두가 브링클리를 잊었을 때 오직 한 사람, 모리스 피시바인은 2년 전 시카고에서 열린 염소 고환 이식수술 시연회의 브링클리를 뚜렷이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끝까지 해낸 거예요. 존 브링클리를 업계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일.
"브링클리와 다른 돌팔이들이 광고하는 인공 회춘술 같은 것은 없습니다.
... 나이든 남성들이 지갑을 여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이고 ...... 자연을 이기려는 것입니다." (173P)
이 책은 돌팔이 의사 존 로물루스 브링클리의 행적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를 뒤쫓는 피시바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브링클리의 수술로 총 4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해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는 멀쩡했던 사람들이 염소 고환 이식수술의 실패와 여러 원인으로 사망했어요.
1930년의 법체계는 브링클리를 살인자로 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브링클리는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려고 캔자스 의료위원회를 밀퍼드로 초대해서 수술 참관을 하도록 했으나 결과는 의사면허가 박탈되었어요. 단지 면허 박탈로 그쳤기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린 거라고 생각해요. 좀더 강력한 처벌을 했더라면 의료 사기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거예요. 또한 브링클리가 정치로 눈을 돌리는 일도 없었겠죠. 의료 사기꾼이 정치인이 되려고 했다니, 절묘한 해결책인 것 같아요.
자, 그렇다면 돌팔이 의사는 사라졌을까요?
브링클리는 1942년 5월 26일 세상을 떠났어요.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어요. 여전히 돌팔이 의사는 사라지지 않았다는 걸. 불멸의 젊음을 꿈꾸는 인간들이 존재하는 한.
■ 씨네21 취재팀
맷 데이먼, 20세기 실존 돌팔이 의사를 연기한다.
발기부전 환자를 상대로 희대의 사기 치료를 감행했던
실존 인물, 의사 존 R. 브링클리의 일대기가 영화화 된다.
현재 각색 작업 중이며 감독은 미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