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 프리메이슨 - 서양인 연쇄 살인사건
정명섭 지음 / 마카롱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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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럽군."

이준의 혼잣말에 곁에 있던 경무사 한동욱이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바라보는 한동욱에게 이준이 물었다.

"뭐가 불편하시오?"

"그런 건 아닙니다만, 괴상한 말을 하셔서 말입니다."

"괴상하다니, 경무사는 정녕 그 뜻을 모른단 말이오?"

이준이 한동욱을 무섭게 쏘아봤다. 을사년이었던 지난해,

아라사(俄羅斯 = '러시아'의 음역어)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황제 폐하를 겁박해 조약을 체결했다.

그날 이후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통감부를 설치해 내정에 간섭했다.

쌀쌀하고 바람이 많이 불던 11월에 전해진 비극에

조선 사람들은 날씨가 조금만 안 좋으면 '을사년스럽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 말이 변해 '을씨년스럽다'가 된 것이다.    (14p)


<한성 프리메이슨>은 시대적 배경이 1906년 대한제국 광무 10년이라서 여느 추리소설과는 달리, 역사적인 부분이 더 강하게 다가온 소설입니다.

평리원 검사 이준에게 의문의 편지 한 통이 전달됩니다.

안에는 짧은 한문이 적힌 쪽지가 들어 있습니다.

'貞洞 洋人刺殺  (정동 양인척살)'

실제로 정동에 살고 있는 서양인 부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준은 사건 현장에 갔다가 경무사 한동욱을 마주치게 됩니다.


이준이라는 인물은 국권 수호를 위한 공진회를 조직했고, 을사년의 조약 체결 당시에는 상소를 올리며 반대했으며, 평리원 검사로 임명된 이후에도 친일파 상관과 일본인 관리의 간섭에 맞서 싸우다가 현재 정직 중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 헤이그 특사 이준을 소설에서 새롭게 그려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면 경무사 한동욱은 일진회를 이끄는 송병준의 부하로, 알아주는 친일파라는 점에서 당시 친일파의 비열한 행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살인 사건은 평리원 관할이 아니라서 검사인 이준이 나설 일은 아니지만, 벽난로 위의 벽에 피로 커다랗게 그려 넣은 문양이 누군가 의도적으로 새긴 모습이라 마음에 걸립니다. 더욱이 자살로 보기 어려운 정황인데도 헐버트 박사는 부부 다툼으로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고 진술합니다. 이준은 아침에 '정동 양인척살'이라는 편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이며, 왜 보낸 것인지도 궁금하여 이 사건을 더 조사하게 됩니다.

뒤이어 또다른 양인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죽은 자들이 모두 프리메이슨이라는 게 밝혀집니다.

과연 프리메이슨의 정체는 무엇이며, 죽은 자들은 왜 고문을 받다가 죽임을 당한 것일까요?

또한 제국익문사의 통신원 7호...

원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갈수록 재미있는 법인데, 이 소설은 유난히 시대적 비극이 도드라져서 착잡한 심경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물론 탐정 못지 않은 이준의 추리력은 놀랍고 흥미롭습니다. 서양인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은 바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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