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보는 여자
민카 켄트 지음, 나현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누군가 나를 몰래 지켜본다는 상상만으로도 소름끼쳐요. 가장 현실적인 공포인 것 같아요.

평범한 일상을 엿보는 스토커, 그리고 서서히 드러나는 비밀들...

<훔쳐보는 여자>는 특이한 스토커가 등장해요.

훔쳐보는 여자의 이름은 오텀, 그녀가 훔쳐보는 대상은 입양 보낸 자신의 딸 그레이스.

오텀은 딸을 찾느라 3년이 걸렸어요. 딸 그레이스의 엄마 대프니 맥멀런은  인스타페이스 SNS 스타예요. 많은 사람들이 대프니의 인스타페이스의 사랑스러운 일상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요. 우연히 인스타페이스를 발견한 그 날부터 오텀은 잃어버린 1095일을 되찾았어요. 맥밀런 씨 부부는 그레이스를 병원에서 데리고 온 날부터 그레이스가 초콜릿 케이크의 촛불 세 개를 후 불던 날까지의 기억.

오텀은 지금 룸메이트와 살고 있어요. 부잣집 응석받이 그녀는 오텀에게 너무나 집착해요. 온갖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자신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칭얼대면 그때마다 오텀이 다독여줬어요. 룸메이트가 가진 모든 것이 마음에 들어요. 딱 하나, 쟤만 빼고...룸메이트처럼 태어났어야 했는데.

그로부터 7년이 흘렀어요.

지난 몇 년간 인스타페이스에서 오텀이 가장 좋아하는 포스트는 대프니 맥멀런의 것이에요. 대프니는 정말 완벽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줘요. 오텀은 자신의 딸 그레이스가 행복한 가정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있어요. 좀 전에는 등교 준비를 하는 아이들 사진이 포스팅되었는데, 갑자기 사라졌어요. 대프니의 포스트가 사라졌어요. 멘탈붕괴 직전 남자 친구 벤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어요. 오텀은 벤의 집에서 2년째 동거 중이에요. 오텀이 벤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는 벤의 집이 맥멀런 씨의 집 바로 뒤, 매력적인 파란 전원주택이기 때문이에요.

오텀은 대프니를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유명 스타를 좋아하듯이 대프니에게 빠졌어요. 대프니의 헤어스타일, 패션감각, 인테리어, 음식솜씨까지 모든 걸 닮고 싶어 해요.

직접 눈으로 확인한 대프니와 그 집은 정말 완벽 그자체였어요. 대프니의 남편 그레이엄은 자상한 아빠로 보였어요. 맥멀런 부부는 첫 애 그레이스를 입양하고, 그 뒤로 로즈와 세바스찬을 낳았어요.

처음에는 오텀의 시선으로 대프니를 보여주다가, 드디어 대프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행복해보이는 가정과 행복한 가정은 엄연히 달라요. 그러나 관찰자의 시선에서는 구분할 수 없어요.

행복해보이는 사람과 행복한 사람도 전혀 다르죠. 이 역시 남들은 알 수 없어요. 내가 행복한지는 자신만 알 수 있어요. 행복은 우리 내면에 있는 거니까.


"좋습니다. 만약 당신이 사람들에게 솔직해질 수 없다면 그건 당신한테 문제가 있는 겁니다.

자기 문제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는 멍청한 사람은 되지 마시라, 이 말이에요. 예?"  (89p)


<훔쳐보는 여자>를 읽고나서 누가 가장 불행한 사람인지를 생각해봤어요.

오텀, 오텀의 룸메이트, 오텀의 남자친구 벤, 벤의 여동생 마르니, 대프니, 대프니 남편 그레이엄, 그레이스...

놀랍게도 오텀과 대프니는 너무나 닮았어요. 남들에게 솔직한 자신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진짜 자신을 감춰버리면 행복은 어디에서 찾죠?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에 다시금 공감하게 되는, 그런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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