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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짓은 나만 하는 줄 알았어 - 좋은 싫든 멈출 수 없는 뻘짓의 심리
피터 홀린스 지음, 서종민 옮김 / 명진서가 / 2019년 6월
평점 :
'에휴,,,, 내가 왜 그랬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혼자 가슴을 쳐봐야 돌이킬 수 없는 노릇.
답답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실수를 털어놓는, 또 한 번의 실수를 저지른 다음에야 깨닫게 돼요.
'내가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른 건 맞지만 너한테 바보 소리 듣기는 싫거든!'
<뻘짓은 나만 하는 줄 알았어>는 우리가 왜 뻘짓을 하는지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책이에요.
저자는 이렇게 말해요.
"우리의 뇌는 중대한 흠결을 갖고 있다. 그래서 최적에 미치지 못하는 결정을 하며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오류와 실수를 범하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뇌는 우리를 이른바 '뻘짓'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렇듯 흠결 있는 뇌 덕분에 '뻘짓'을 일삼는, '바보 아닌 바보들'을 위해 쓰여졌다.
무엇보다 자신의 뇌에 흠결이 없어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은 굳이 읽을 필요 없는 책이다." (15p)
일단 우리가 저지르는 수많은 오류와 실수를 깔끔하게 '뻘짓'이라고 정리한 점이 재미있어요.
바보 같은 짓, 허튼 짓, 쓸데 없는 짓을 모두 아우르는 뻘줌한 짓, 뻘짓.
영어로는 vein effort , 불교적 용어로는 도로 아미타불, 즉 나아지려고 애썼으나 별 효과 없음.
이 책에서는 우리가 왜 자신의 이익이나 가치에 반하는 뻘짓을 하는 경우가 많은지를 유명한 심리 실험으로 설명해줘요.
제목을 "나는 나의 뻘짓이 두렵다!" 라고 붙였네요. 나의 뻘짓이 두려워서 결론적으로는 뻘짓을 하는 모순된 상황들.
애시의 순응 실험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명백하게 틀린 답이지만 다수가 선택하면 따라가는 '순응'을 보여줘요. 애시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적 압력이 순응을 만드는 경향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상당한 교육을 받은 선의의 젊은이들도 흰색을 가리켜 검은색이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해요.
밀그램의 복종 실험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권력의 노예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줘요. 밀그램은 사람들이 따뜻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유지하는 동시에 극악무도한 행동을 자행할 수 있는 이유를 이 실험을 통해 밝혀냈어요. 잔혹한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실제로는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에요.
악명 높은 스탠퍼드 감옥 실험도 밀그램 복종 실험과 똑같은 결과를 보여줘요.
애시, 밀그램, 짐바르도가 행한 이 세 가지 실험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 여기든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며, 우리의 행동이 우리의 자유의지에 너무나 자주 엇갈린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의 자유의지는 가끔씩 뻘짓을 통해 그 존재감을 보상하는 거라고 해요.
그 중 최악의 뻘짓은 자기방어에 휘둘린 뻘짓이에요. 9가지 방어기제(부정, 주지화, 합리화, 투사, 전위, 반동 형성, 퇴행, 억압, 승화) 중 가장 잘 알려진 부정, 주지화, 합리화는 현실을 왜곡하기 때문에 해로워요. 우리 몸을 방어해야 할 상황에서는 직접 움직이지만, 마음을 방어해야 할 상황에서 주변 세상을 바꿔버리는 거예요. 현실 왜곡의 뻘짓은 반드시 피해야 해요.
브레인 파트 Brain Fart , 즉 뇌 방귀라는 말을 아시나요?
말을 하던 도중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는 현상, 그 순간 뇌 방귀를 경험한 거래요.
신경학자들은 생각의 맥이 갑자기 끊기는 현상을 연구하다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대요.
뇌가 방귀를 뀌기 대략 30초 전, 집중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로 흘러들어가는 혈류가 갑자기 감소한대요.
이것은 우리의 뇌가 집중하거나 주목할 필요가 없는 활동을 할 때 자동조종 모드에 돌입한다는 의미라고 해요. 이는 중요한 일들을 위해 정신적 자원을 아껴놓는 일이기도 해요. 뇌는 집중할 필요가 없을 때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막기 위해 효율적인 관리를 하는 거예요. 따라서 뇌 방귀 때문에 스스로 바보라고 자책하거나 우울해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가 뇌에게 자꾸 일하라고 시키니까 뇌도 나름의 꾀를 부린 거예요.
저자의 말처럼 심리학을 알면 알수록 인생의 모든 일이 '뇌를 상대로 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뻘짓을 후회하는 대신에 뻘짓을 잘 활용해 보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