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뉴욕 간다 - 40년 뉴요커에게도 항상 새로운 뉴욕, 뉴욕
한대수 지음 / 북하우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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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뉴욕~

뭔가 마법의 단어 같기도 해요.

어찌보면 그냥 도시 이름일 뿐인데,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만들어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뉴욕 뉴욕"이라는 팝송이에요.


<나는 매일 뉴욕 간다>라는 책 제목과 함께 "40년 뉴요커에게도 항상 새로운 뉴욕, 뉴욕"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끌렸어요.

늘 궁금하고, 가보고 싶은 그 곳 ~~

그다음에 저자의 이름이 보였어요. 한. 대. 수.

'한국 모던 포크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분,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건 스물두 살 연하의 러시아인 옥사나와 재혼하여 딸 양호를 키운다는 정도.

근데 40년 뉴요커라는 사실은 몰랐어요.

저자는 1958년 여름 처음 뉴욕에 왔고, 뉴욕에서 40여 년, 서울과 부산에서 30여 년을 살았다고 해요.

프롤로그에서 "이제는 인생을 정리할 때가 되었다. 내가 살았던 모든 도시들이 나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라고 말해요.

매일 뉴욕에 가면서도 그 뉴욕의 특별함을 잊고 있다가 최근 어떤 기자의 뉴욕 찬사를 듣고 새삼 새로운 얼굴로 뉴욕을 느꼈다고 해요.

우리의 일상이 그러하듯이, 잠시 떨어져서 바라보면 놓쳤던 것들을 발견하곤 하지요.


이 책은 뉴요커 한대수가 들려주는 뉴욕의 모든 것을 담고 있어요.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 그 곳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훌륭한 예술가와 노숙자가 공존하는 도시, 뉴욕의 정체성은 그 안에 머무는 사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뉴욕 곳곳에 숨어 있는 보석 같은 뮤지엄과 전시회, 뮤지션과 아티스트들을 소개해주고 있어요.

그가 뉴욕의 예술뿐 아니라 교육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그의 나이 59세에 태어난 첫 번째 아이 양호 덕분이에요.

뉴욕에 돌아온 이유도 오로지 딸 양호가 자유롭게 교육받게 해주려던 건데, 과거와 달리 지금 뉴욕의 초등학교는 숙제도 엄청 많이 내주고 경쟁도 심해졌다네요.

양호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숙제가 너무 많다, 세계 최고 교육을 자랑하는 핀란드에서는 숙제를 안 내준다고 말했더니, 선생님 말씀이 지금은 하이테크 사회라서 경쟁이 훨씬 심해졌다고, 그리고 핀란드는 숙제도 없지만 총기 사건도 없다고 했대요. 미국 학교에서 수시로 벌어지는 총기 사건과 씻을 수 없는 고통을 남긴 테러 현장, 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뉴욕 거리에 구걸하는 노숙자들까지 ... 아메리카 드림은 과거의 이야기인지도...

아이를 키우면서 이렇게 많은 고통과 돈이 필요한지 처음으로 경험했다고, 물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환희도.

인류의 역사가 BC(Before Christ)와 AC(Anno Domini)로 나뉜다면, 한대수의 인생은 BY(Before Yang Ho)와 AY(After Yang Ho)로 나뉜대요.

아빠의 딸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에요. 그래서 뉴욕을 더욱 냉정하게 바라보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화려하고 멋진 뉴욕 뒤에 가려진 어두운 민낯, 그것도 뉴욕인 거죠.

다양한 뉴욕의 모습을 보면서 뉴욕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지만,

이 책을 덮고나니 "오늘이 나의 최고의 날이다(Today is the best day of my life)."라는 말이 뇌리에 남았어요.


생일을 맞았다. 감개무량하다. 양호가 말한다.

"아빠, 진짜 70세야?"

정말 늙었다. 수염도 참 하얗고, 우리 친구 유진 아빠는 41세인데.

그럼 아빠가 100세까지 살면 나는 40세가 되네, 100세까지 살 수 있지?"

"그럼, 문제없어!"라고 답은 했지만 마음이 아프다.  (310p)


청년 시절 뉴욕 최고의 사진 스튜디오에서 같이 일했던 40년 지기들과 모여 잡담을 했다.

"야, 자니. 너 묘비명이 뭐야?" 하니

"괜히 왔다 가네. ( What was that all about.)"라고 했다. 한바탕 웃었다. "헤이, 리치. 너는?"

"누가 방귀 뀌었어? ( Who farted? )" 또 한 바탕 웃었다.

내가 "걱정하다가 한평생 지나겠네. ( I worried  to death. )" 라고 하니

두 친구가 "야! 너 아직도 걱정하고 있잖아." 하기에 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했다.

지난달 뉴욕 타임스 부고란에서 읽은 레이먼드 스멀리언 뉴욕 시립대학교 교수 이야기가 기억난다.

그는 97세까지 즐겁게 살다 죽은 수학과 철학 교수였다.

그가 말했다.

"Why should I worry about dying?  It's not going to happen in my lifetime.

(죽는 걸 왜 걱정해?  살아 있는 동안에 죽지 않을 텐데.)"        (30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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