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라
L.S. 힐턴 지음, 이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6월
평점 :
품절


금지된 것에 더 끌린다면...

<마에스트라>는 L.S. 힐턴의 장편소설이며, 빨간 표지 뒤에 빨간 스티커로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저자는 1974년 영국에서 태어나 파리와 피렌체에서 미술사를 공부했으며 미술 평론가, 큐레이터로도 활동했다고 합니다.

어쩐지 이 소설의 주인공 주디스는 브리티시 픽처스라는 미술품 경매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0대 시절 미술관에서 우연히 브론치노의 「시간과 사랑의 알레고리」라는 작품을 본 것이 계기가 되어 미술사를 공부하게 됩니다.

그때는 어떤 작품인지도 몰랐지만 빛나고 뒤엉킨 그림 속 색채를 본 순간 내면의 욕망을 발견합니다.

주디스는 난생처음, 그 작품의 아름다움이 주는 충격에 빠진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못 가졌는지 처음으로 깨우쳐 준 감각이었다.

나는 그 느낌이 싫었다. 불현듯 내가 아는 모든 것이 추하게 보인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다.

게다가 신비로운 이끌림과 유혹으로 점철된 그 감정의 근원이

그 그림에서 나를 향해 환하게 빛나고 있다는 사실도 싫었다."   (44p)


공교롭게도 주디스는 미술품 경매소에서 3년간 일하면서 자신의 근면함과 해박한 미술 지식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음을 매일 깨닫고 있습니다.

부서의 차장인 로라의 심부름을 하느라 직원 회의에 불참했는데, 도리어 잔소리를 듣는 억울하고 황당한 경우가 다반사... 거기다가 월급도 많지 않으니 이래저래 힘듭니다.

미술계는 억만장자의 놀이터가 되면서 고상한 잠에서 깨어난 주디스.

그러다가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고교동창 린을 만나면서 린이 일하고 있는 고급 술집 크슈타트 클럽에서 부업을 해보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호기심으로 찾아간 주디스는 로런이라는 가명으로 일하면서 제법 많은 돈을 벌게 됩니다. 주디스의 단골 손님인 제임스는 엄청 뚱뚱한 중년 남성으로 매번 술은 마시지 않지만 비싼 술을 주문하고, 대화만 나누다가 테이블에 5백 파운드를 놓고 갑니다.

한편 경매소장 루퍼트는 조지 스텁스(1724~1806 : 말 그림으로 유명한 영국 화가)의 작품 한 점이 들어왔다면서 단독 경매 이벤트를 열기로 하는데, 주디스는 그 작품이 위작이라는 증거를 찾은 대가로 해고를 당하고 맙니다.

위기에 처한 주디스는 돈 때문에 제임스와 함께 남프랑스 여행을 가면서 린도 데려갑니다. 그리고 여행에서...

성적인 묘사 장면만 수위 조절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지만 오히려 그런 요소들이 욕망을 적나라하게 표현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가 처음 시도한 에로틱 심리 스릴러 소설이라서 더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합니다만 그녀의 변신을 지켜보는 짜릿함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주디스가 언급했던 화가와 작품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발견!

이 화가의 대표작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자르는 유디트>가 주는 섬뜩함의 정체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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