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 공감의 두 얼굴
프리츠 브라이트하우프트 지음, 두행숙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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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반드시 해야 할까요?


솔직히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입니다.

우리에게 공감 능력은 사회 생활에서 거의 마스터 키와 같으니까.

그런데 이 책에서는 공감 능력으로 인해 벌어지는 불행한 결과들을 다루면서, 공감이 가진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공감의 어두운 면을 통해 공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것입니다.


이 책은 공감에서 비롯되는 위험을 다섯 가지로 나뉘어 고찰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위험은 공감이 자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위험은 공감이 이원론적 세계관의 기초가 된다는 것. 즉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식의 흑백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위험은 공감이 늘 동일시하는 것으로 혼동되어 잘못 표현된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 위험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기는 잔인한 공감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위험은 도덕적으로 위험한 공감의 양상으로 다른 사람을 수단 삼아 자신의 체험을 넓히려는 '흡혈귀 행위'가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로 트럼프가 등장합니다. 이 책이 집필되던 시기가 2016년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일 때라고 합니다.

트럼프는 정치적으로 위험한 발언을 했고, 도덕적인 금기들을 깼으며, 멕시코인, 무슬림, 여성, 장애인, 저널리스트를 향해 모욕적인 말을 함으로써 보통의 정치인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모든 정치인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상황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정치적인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오히려 상당수의 국민이 공감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트럼프의 편에 선 사람들은 편들기를 공감과 결합시킨 사람들입니다. 편들기와 공감의 역학은 사람들이 빠르고 굳건한 결정을 내리고 갈등에 개입하여 분명한 입장을 취하게 합니다. 또한 도덕적인 판단이나 합리적인 결정과 모순되어도 더욱 단단하고 진한 공감과 지속적인 동맹으로 변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공감으로 선출된 대통령입니다.

사디즘적인 공감은 공감적인 폭행자라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일례로 성폭행범은 자신의 행위로 공감을 시뮬레이션하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겪는 끔찍한 고통 속에서 재미를 누리고 그 강도를 즐기려고 합니다. 암묵적인 폭행이 일어나는 유명한 영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소개하면서 레트 버틀러와 스칼렛 오하라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공감적인 관찰자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통제하고 지배하면서 그를 이해하기 때문에 전권을 갖게 됩니다. 이때 공감은 다른 사람의 안녕을 고려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그 자체가 목적이 됩니다. 공감을 위한 공감은 자기에게 권력을 주려는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공감은 반드시 해야 하는가.

공감은 반드시 도덕적으로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공감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공감을 하고 공감을 습득하는 것은 미학적인 인지를 강화하고 정서적인 체험을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공감이 도덕 이론을 대체할 수 없다는 걸 인식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공감의 재인식을 통해 사회적인 통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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