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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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피고 새 우는 집 내 집뿐이리
오 사랑 나의 집
즐거운 나의 벗 내 집뿐이리 ~~~♬


이 노래를 처음 배워서 부르던 시절에는 몰랐어요.

즐거운 나의 집이 있다는 게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세상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나의 집에서 사는 건 아니라는 걸.

뭣 모르던 시절에는 우리 집은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뭘 좀 알만한 나이가 된 뒤로는 혼란스러웠어요.

삶은 마치 양팔 저울 같아서 행복과 불행을 양쪽에 매달고, 이쪽과 저쪽을 수없이 오가는 것 같았거든요.


공지영 작가님의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 집>은 2007년 처음 출간되었고, 2013년 제2판을 냈으며, 2019년 제3판이 나왔습니다.

저는 지금에서야 읽었습니다. 그동안 읽지는 않았지만 워낙 유명한 베스트셀러라서 줄거리를 대략 알고 있었습니다.

초판 작가의 말을 보니 원래는 '새로운 의미의 가족'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수필로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걸 거절했다가 이후 소설의 형태로 쓴 것이라 합니다.

실제로 싱글맘으로 성(姓)이 다른 세 아이를 키우는 작가였기 때문에, 이 작품은 소설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소설은 소설일 뿐... 그러나 세상에는 소설과 현실을 착각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 것 같습니다.

유명한 사람이라서 뒤따르는 온갖 소문들... 분명 진실이 아닌데도 함부로 말들을 만들어내는 누군가로 인해 당사자는 고통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유명인의 이혼은 굉장한 이슈가 되곤 합니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다면, 서로 미우니까 이혼했을 것인데 뭐가 그리 궁금한 것인지.

그 궁금증과 호기심이 개인의 행복까지 침해하는 수준이라면 폭력이자 범죄입니다.


소설은 우리에게 주인공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합니다.

<즐거운 나의 집>의 주인공 위녕은 열여덟 살 소녀입니다. 가끔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이 굴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연약한 어린아이.

위녕의 엄마는 작가이고, 세 번 이혼을 했으며, 현재 성(姓)이 다른 세 아이들을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아빠와 함께 살던 위녕은 엄마와 살고 싶다면서 아빠를 떠나왔습니다. 아빠를 사랑하지만 새엄마와 이복동생 위현이는 사랑할 수 없어서.

위녕은 조금씩 엄마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여자로 산다는 것, 엄마로 산다는 것, 작가로 산다는 것 그리고 사회적 편견과 맞서며 산다는 것...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요.

엄마는 위녕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가족이라는 것은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견고한 울타리 같은 거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전적으로 사적인 영역이니까.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고 침범당해서는 안 돼.

그런데 그런 폐쇄된 영역에서 힘이 센 한 사람이 힘이 약한 사람에게 폭력을 쓰자고 들면 힘이 약한 사람은 당하게 마련이야.

타인들이 볼 수 없는 장막 저쪽의 세계니까. ...

그게 가족의 딜레마일 거야. 낯선 사람이 가하는 폭력은 피하면 되지. 친구가 그러면 안 만나면 되지.

그러나 사랑해야만 한다고 믿는 가족이 그런 일을 저지를 때 거기서 모든 비극이 시작되는 거야."   (100p)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면, 나 역시 그 마음을 똑같이 느껴야 사랑입니다.

가족 간일지라도 일방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이, 이것만이 정상적인 가족이 아니듯이.

그러니까 즐거운 나의 집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건 '사랑'입니다. 너무나 뻔한 건데, 다들 모르는 척 하지 말기를.

우리가 굳이 '가족'의 조건을 따져야 한다면 단 하나 '사랑'만 따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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