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권다예 지음 / 다독임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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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함이라는 안갯속을 헤쳐나가는 중...

<나는 막연함에 속았다>는 감성 에세이입니다.

저자는 이 책이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일기의 한 페이지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말합니다.

민낯의 감정과 생각들... 그건 살면서 멈칫, 하는 순간들이었다고.

있는 그대로의 마음이라서 더욱 공감했습니다.

특히 '어른 공포증'이 있는 어른이라는 고백이 그랬습니다.

제 경우는 단순히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어렵고 무서운 게 아니라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어른들을 멀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선생님 공포증'이라고 봐야 합니다. 학창 시절에 아주 드물게 좋은 선생님이 몇 분 계셨지만 대부분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서, 경험에서 비롯된 거부감이라고만 여겼습니다. 진지하게 그 이유를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똑같은 이유였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바로 나를 평가할 것 같다는 두려움...

그들 앞에서 어떠한 흠이나 결함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나를 아예 평가하지 못하게 서로의 관계를 제로로 만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언제부터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공포증이 나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쉽게 상처받는 나를 위한 보호막.

아마 다른 사람들도 남들에겐 밝힐 수는 없지만 자신만의 보호막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막연함이라는 감정과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을 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어떻게 시간을 쓰든 우리는 항상 막연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기대가 되고, 새롭고, 신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불안하고, 슬프고, 가슴이 저릿해지는 것이지 않을까."   (147p)


저자의 고백처럼 우리는 그 막연함이라는 감정 때문에 몹시 두렵고 불안한 순간을 겪으며 살고 있습니다.

푸념을 늘어놓으면서도 안개 같은 막연함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저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해결책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 당신도 나와 똑같구나'라는 공감이 불안했던 마음을 진정시켜주는 것 같습니다.

시시때때로 변하는 날씨처럼 감정은 제멋대로... 그 감정을 우아하게 다스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질질 끌려다닐 지라도 괜찮습니다.

그게 인생이니까.

아무리 헤매더라도 그 인생은 결국 나만의 길이므로, 결코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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