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끝의 검은덩이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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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칵 쏟아져나오는 오물들...

<시선끝의 검은덩이>는 김정희라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김.정.희 라는 이름 석 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에게서 태어나는지 알고 세상에 나오는 사람은 없듯이, 누군가의 이름 또한 마찬가지일테니.

혹시나 이 책을 읽고나면 그 이름에 대한 불편한 기분이 얼룩처럼 남을 수도 있겠지만.


뉴스를 보니 제주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여자가 체포되었습니다.

대체 왜 남편을 죽였을까요?

이미 2년 전 협의 이혼을 했고, 그 여자는 재혼까지 했다고 합니다.

유일한 접점은 아들인데, 법원 결정으로 전 남편이 주기적으로 아들을 볼 수 있게 된 첫 만남에서 살해를 당한 것입니다.

여자는 수박을 자르던 도중 남편과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전 남편을 만나기 전 흉기와 톱,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입한 점을 미루어 볼 때 계획 살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입니다.


<시선끝의 검은덩이>도 한 남자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자신의 집 침대 위에서 피 흘린 채 죽은 남자, 그는 누구이며 왜 죽었을까요?

소설은 현실에서 확인할 수 없는 살인자의 동기와 피해자의 실체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사연들이 세상에 드러났다면 피해자는 죽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마땅히 그 죗값을 치러야 합니다.

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범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은 몰라도 당한 사람은 평생 지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았는데.

이 소설은 뉴스의 뒷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모르는 그들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추악한 인간의 이야기.

한 건의 살인사건 뒤에 감춰진 기나긴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시선끝의 검은덩이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단번에 놀라는 충격이 아니라 서서히 드러나 경악하게 되는 실체.

그것이 모든 의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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