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 선 뇌
케빈 데이비스 지음, 이로운 옮김 / 실레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17일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놀란 주민들이 서둘러 비상계단으로 대피했습니다.

그런데 계단에는 쌍칼을 든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을 향 수차례 칼을 휘둘렀습니다.

살인자는 바로 안인득.

그는 조현병을 앓고 있었고, 과거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과연 그에게 법정 최고형이 가능할까요.


<법정에 선 뇌>는 뇌손상이 살인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있느냐를 놓고, 법과 뇌과학의 격렬한 논쟁을 다룬 책입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기 보다는 범죄자의 뇌를 법과 신경과학 측면에서 분석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신경과학자들도 법을 알아야 하고 법조인들도 신경과학을 알아야 합니다.

현재 신경과학적 증거가 이미 형 선고결정에 있어서 배심원을 설득하는 데에 활용되고 있으며, 법원들도 형사 재판에서 정신이상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뇌영상을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법과 신경과학이 상호간의 분명한 이해가 없으면 법률가들은 신경과학의 발전에 발맞춰 대응하지 못하고, 과학자들 또한 법률가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없으며 자신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 연구가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게 됩니다.


법과 신경과학이라는 주제는 미래 연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신경학적 구조로 이루어진 사회입니다. 인간의 뇌를 이해함으로서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공 정책의 많은 부분이 과연 공평한가에 관한 문제 역시 법과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풀어가야 합니다.

과거 수년간 변호사들은 사람들이 집단에서 얻은 과학적 데이터를 개인에게 적용하려고 했지만 잘못된 해석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전두엽 손상이 있는 사람들이 폭력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 연구 결과만으로 피고인 개인의 범죄를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경과학자들은 뇌 활동을 관찰하여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과 이유를 조사하는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뇌 영상은 의로인으 면책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를지 말지 결정할 때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이해함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사람들을 처벌하기로 결정하고, 어떻게 그들을 갱생시킬 수 있고 어떻게 공정한 사법제도를 구축할 수 있는지 밝히기 위한 것입니다.

판사들 역시 이러한 연구가 유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핵심은 현재 방식으로 처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물학적 근거는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판결 절차를 만들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판사들은 신경과학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합니다.


"신경과학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미처 준비되기 전에 법정에 들어오게 되는 것입니다.

법률가들과 과학자들 사이에는 의사소통 장벽이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이야기하는 법을 우선 익혀야 합니다."   (320p)


신경과학이 발전할수록 법조계와 신경과학계의 리더들이 다양한 쟁점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과학이 법적으로 의미 있는 개념으로 정확하게 번역되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과학자들과 의학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뇌손상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뇌이상과 특정 범죄 행위가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정신장애는 전적으로 행동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지 뇌 촬영을 통해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아무리 최고의 뇌 영상 기법이라도 특정인의 뇌 특정 부위의 활성 또는 비활성을 가지고 법적 책임, 이성, 의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이 책에서는 허버트 와인스타인의 사례를 들어 형사 사건에서 신경과학을 오용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밝히고 있습니다.

신경과학만으로 살인이나 어떤 범죄에 대한 면책을 줄 수 없고, 단일 행동의 원인을 짚어내거나 누군가 법적으로 정신이상이라고 밝혀낼 수 없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현재 사법제도하에서 신경과학은 보조적 역할이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부디 용서할 수 없는 살인마를 심신미약으로 감형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또한 조현병을 비롯한 중증 정신장애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