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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랩소디 - 지구 끝에서 던지는 이야기
명세봉 지음 / 예미 / 2019년 4월
평점 :
<파라과이 랩소디>는 파란만장 파라과이 이민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은 원래 2009년 『내 인생 파라과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에세이집입니다.
1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출간된 책을 보는 저자의 소감이 인상적입니다.
"고로 글을 쓰고 이야기를 남긴다는 것은 바로 그 허무함을 뛰어넘는 고독하고 고귀한 행위라 생각합니다.
마치 내 옆을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도 존재의 의미가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 2019년 1월 16일 파라과이에서 저자 명세봉 (5p)
파라과이는 남미 중앙 내륙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제게는 퍽 낯선 나라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한국인 이민자가 살고 있겠지만 파라과이는 느낌상 우주만큼 멀게 느껴집니다.
바로 그곳으로 중학교 3학년, 열일곱 살 소년이 이민을 갔으니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인생 이야기인 동시에 파라과이 한국 이민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민 초창기에 한국인으로서 당했던 설움과 고생...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당시 파라과이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가리켜 '라 쿠카라차' ('바퀴벌레'라는 뜻의 스페인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외관상 인종차별은 없으나 남미 사람들이 이민자들을 싫어하는 건 텃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남의 나라에서 현지인의 터셋와 편견, 교만과 탐욕으로 얼마나 많은 서러움과 열등감을 느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남미 이민자의 치열한 쩐의 전쟁... 돈 때문에 겪은 고통으로 치자면 지옥 같은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열일곱 살 때부터 집집마다 방문하며 옷을 파는 벤데 행상을 시작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전전하다가 드디어 파라과이 유일의 미용제품 전문 쇼핑센터인 '테라노바'를 일궈냈으니, 그야말로 피, 땀, 눈물로 일궈낸 '인간 승리'입니다. 왠지 '성공'이란 말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그는 파라과이 이민자로 살면서 한국에 사는 한국인보다 더 애국자가 되었노라 말합니다. 이민자의 삶을 통해 인간의 무지함과 편견이 얼마나 무섭고 나쁜지를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민자는 이민지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고 공생하는 법과 체념하는 법을 배우며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점점 나이들수록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 파라과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성공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닐 수도 있지만 행복은 어느 누구라도 가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민 생활 초창기부터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 말이 있어요.
성공을 꿈꾸지 말고 행복을 꿈꾸어라. 테라노바는 거창한 성공보다는 소박한 행복을 찾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결실입니다." (259-260p)
누구든지 어디에 살든지 인생 이야기는 늘 흥미롭고, 행복에 대한 깨달음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