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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는 잡화점 쁘랑땅 - W-novel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쁘랑땅'은 프랑스어로 '봄'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 의미를 모를 때, 제가 '쁘랑땅'을 처음 들어본 건 백화점 이름이었어요.
이국적인 이름 때문에 뭔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그곳이 지금은 사라졌지만,
2019년 봄, 잡화점 쁘랑땅을 만나니 왠지 반가웠어요.
<봄을 기다리는 잡화점 쁘랑땅>은 작은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하루의 이야기예요.
하루의 가게 이름이 '쁘랑땅'이에요. 자신이 직접 액세서리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하루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쁘랑땅을 한 번 찾은 손님들은 어느새 하루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치 '봄'에 이끌려 꿀을 찾아 날아든 꿀벌들처럼.
사실 하루는 남모르는 비밀이 있어요. 대학에서 유전자에 관한 교양수업을 듣다가, 자신이 터너증후군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엄청난 충격이었죠. 유달리 키가 작은 것도, 성장 호르몬 치료뿐 아니라 매일 밤 주사를 맞았던 것도 다 그때문이었어요. 엄마는 하루가 스무 살이 되면 말해주려고 했던 거예요. 사랑하는 딸이 상처받을까봐.
터너 증후군은 성염색체 이상의 일종이라서 대부분의 경우는 자연 임신이 불가능해요. 하루는 자신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결혼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여겼어요. 터너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남자들을 사귀기는 했지만, 결혼하고 싶었던 남자에게 처음으로 비밀을 털어놓았더니 선택은 이별이었어요.
"괴로워서 도망치는 사람이 도망칠 수도 없는 사람에게
'나도 괴롭다'라고 말하는 것은
룰 위반이다." (19p)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은 후 하루는 서른 살이 되었어요. 그리고 반 년 정도 교제한 잇세이로부터 인생 최초의 프로포즈를 받았어요.
전철역 플랫폼에서 오열한 날로부터 딱 십 년이 지났어요.
키 145 센티미터 하루의 겉모습은 여전히 작지만, 마음은 훌쩍 자란 것 같아요. 자신의 고민은 익명의 블로그에 솔직하게 올리면서, 한편으로는 쁘랑땅을 찾는 손님들의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있으니까요. 아파 본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픔도 어루만질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루는 당당해서 멋진 안도에게는 "우리, 같이 행복해지면 좋겠네요."라고 말했어요.
소심한 미쿠에게는 "미쿠는 제대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해서 걷고 있어."라고 말해줬어요.
연애로 고민하는 토모노리에게는 "연애는 누군가에게 이긴다거나 진다거나 그런 걸 위해 하는 게 아니잖아. 장본인인 두 사람만을 위해 하는 거잖아."라고 말했어요.
우울증에 빠진 리카코에게는 액세서리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만든 작품을 팔 수 있게 해줬어요.
그러나 정작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빠진 하루, 과연 어떻게 극복해낼까요?
"지지 마세요. 응원할게요." (205p)라고 말하는 미코의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어요.
결국 쁘랑땅에도 봄은 찾아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