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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프랑스
경선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4월
평점 :
《데일리 프랑스》는 한 사람의 그림 일기장입니다.
그 한 사람의 이름은 경선.
그녀가 프랑스에서 유학했던 그때의 이야기를 쓰고 그렸습니다.
"프랑스의 멋진 거리를 걸으며,
노천카페에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는
그런 상큼한 데일리 프랑스를 상상한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이건 나의 이야기고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며,
그건 나의 프랑스가 아니다." (22p)
네, 그녀의 프랑스 이야기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너무 춥고, 힘들고 때로는 화가 납니다.
자유와 평등의 나라인 줄 알았던 프랑스에서 그녀의 첫경험이 '인종차별'이라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이제껏 예술과 낭만으로 포장되었던 프랑스의 이미지가 갈기갈기 찢어지는 느낌이랄까...
원래 기대했던 프랑스 이야기가 아니지만, 프랑스의 민낯을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민낯은 좋다 혹은 나쁘다의 기준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뜻일뿐.
그런 면에서 경선의 《데일리 프랑스》는 거침없이 솔직합니다.
거의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자신의 은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특별한 성공담도 아름다운 로맨스도 아닌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오히려 지극히 평범해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청춘들에게 유학이란 환상적인 기회인 줄 알았는데, '세상에 만만한 건 하나도 없구나' 싶은 현실을 보여줍니다.
어느 곳에 가든, 무엇을 하든 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섞여 있으니까.
어쩌면 프랑스라서 기대 심리가 컸던 것이지, 낯선 나라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게 누구라도 고생일 겁니다.
저자 역시 유학할 당시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힘들다는 말을 못했다고 합니다.
그때는 마음 속에 꾹꾹 눌러 참아냈던 것들을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극복이자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픈 만큼 성장한다는 말이 너무 싫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아픔 없는 삶은 없구나'라는 깨달음이랄까.
그녀의 프랑스, 그녀의 삶, 그녀의 이야기... 평범하지만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역시나 '솔직함'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선의 그림은 독특합니다. 눈이 없는 얼굴과 보라색의 명암으로 표현한 디테일.
그래서 제게는 매력적인 《데일리 프랑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