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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친구 하나 사귈래요? ㅣ 바우솔 작은 어린이 35
이경혜 지음, 정수 그림 / 바우솔 / 2019년 4월
평점 :
참 신기해요. 요즘 아이들은 귀신을 무서워하기는커녕 재미있는 만화 캐릭터로 여기거든요.
그래서 귀신에 관한 책이라고 하니까, "우와, 재밌겠다~"라는 반응을 보이네요.
<귀신 친구 하나 사귈래요?>는 정말이지, 요즘 아이들 취향에 꼬옥 들어맞는 이야기 두 편을 만날 수 있어요.
책표지에 바가지 머리를 한 귀여운 친구는 은별이에요. 초등학교 3학년, 열 살이 된 여자아이예요.
아마도 그림만 보고 은별이를 남자아이라고 짐작했다면, 그게 바로 '반전'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귀신 이야기의 핵심은 이 반전에 있거든요. 깜짝 놀라서 반전, 재미있어서 반전!
주인공 은별이는 엄청난 겁쟁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겁쟁이가 귀신 친구를 사귀었냐고요?
워낙 겁이 많은 은별이는 너무나 당연히 귀신을 무서워했어요. 씩씩한 여장부 스타일의 엄마는 은별이의 담력을 키워준다고 일부러 저녁에만 심부름을 시키세요. 귀신도 무섭지만 엄마는 더 무서우니까, 심부름할 때마다 은별이는 정신없이 뛰느라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헉헉대곤 해요.
그러던 어느날, 은별이는 한밤중에 오줌이 마려워서 깼어요. 어찌나 급했는지 불도 안 켜고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정신없이 쏴쏴, 오줌을 누고 보니, 구석에 무언가 희끄무레한 게 보였어요.
그, 그, 그래요,,, 귀신!
근데 그 귀신이 제발 불을 켜지 말라고 말을 더듬대면서 부탁하는 거예요.
진짜? 귀신이 뭐가 무서워서?
귀신의 이름은 토희래요. 하도 겁쟁이라 토끼 고기를 먹었나 보다고 귀신들이 붙여 준 이름이래요.
귀신 토희가 무서워하는 건 사람이래요. 그래서 자신과 똑같이 겁많은 은별이 옆에만 붙어 있었대요. 오~ 소름!
은별이는 자신만큼이나 겁쟁이 귀신 토희를 보니 갑자기 모든 무서움이 사라졌어요. 오히려 겁먹고 떠는 토희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렇게 은별이와 토희는 친구가 되었어요. 이제 밤길을 걸어도,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도 무섭지 않아요. 언제나 토희가 옆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신나는 일은 엄마가 한밤중에 화장실에 갔다가 토희를 보고 놀란 일이에요. 맨날 은별이한테 겁 많다고 나무라던 엄마가 이제는 귀신을 무서워하게 됐거든요.
아직 아빠는 토희를 못 봤기 때문에 세상에 귀신은 없다고 얘길하시네요. ㅋㅋㅋ
<귀신이 곡할 집>은 미슬이랑 슬미네 아침풍경으로 시작해요.
양말 찾는 아빠, 립스틱 찾는 엄마, 쌍둥이 미슬이와 슬미도 준비물인 색종이가 없어졌다고 한바탕 난리가 났어요.
이 집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이라는 건 온 동네에 다 알려진 사실이에요.
뭐든 쓰고 나면 제자리에 두지 않아서 늘 찾아 헤매는 게 일상이래요.
이 집에는 제자리 자체가 없어서 '우리'에겐 정말 천국 같은 집이에요.
도대체 '우리'가 누구냐고요?
이 집 아빠는 늘 '우리' 이야기를 하곤 해요.
"거참 이상하네. 우리 집 물건들은 다리가 달렸나? 멀쩡히 잘 있다가도 찾기만 하면 없으니!"
'우리'의 정체는 바로 다리가 달린 이 집 물건들이에요. 원래 이 세상 모든 물건에는 다리가 달려 있는데,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아요.
이제야 제목이 왜 '귀신이 곡할 집'인지 알겠죠?
물건을 찾을 때마다 이 집 식구들이 늘 하는 말이 '귀신이 곡할 노릇'이란 말이에요. 곡이라는 건 초상집 같은 데서 크게 우는 일인데, 그만큼 귀신까지도 엉엉 울 정도로 뜻밖의 일이 생겼을 때 쓰는 말이에요.
이 집은 원체 정리가 안 되어 있으니 다리가 달린 물건들은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어요.
반대로 은지네에선 모든 것들이 제자리가 다 정해져 있어서 물건들이 꼼짝도 할 수가 없대요. 그러니 얼마나 숨이 막히겠어요?
무서운 인간들이 우리에게 다리가 달려 있다는 비밀을 밝혀내면 가만 내버려두겠어요? 그래서 우리는 사람 눈에 띄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히 돌아다녀요.
그래서 우리에겐 은지네는 지옥, 미슬이랑 슬미네는 천국인 거예요. 귀신이 곡하는 이 집을 우리는 너무너무 사랑해요.
ㅋㅋㅋ 웃음이 터져 나오는 이야기네요.
어쩌면 자기 물건을 제자리에 정리하지 않는 친구들은 엄청 놀랄 수도 있겠네요 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