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 / 네오픽션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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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층 비리 그 끝은 어디일까요...

가늠할 순 없지만 상상할 수는 있습니다.

주원규 작가의 신작 <메이드 인 강남>을 읽으면서 소름 돋았습니다.


"이렇게 죽는 거 억울하지 않아요?"

...

"그래도 어쩔 수 없지. 여긴...... 강남이니까."  (173p)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로펌 Y 에 소속된 김민규 수석 변호사.

겉보기엔 기업 관련 분쟁 전문이지만, 실제 하는 일은 많이 다릅니다.

상위 0.1퍼센트들과 점조직처럼 움직이는 의뢰인들.

실제 발생한 사건을 고객이 의도하는 상황과 배경에 맞춰 재구성하는 것이 그의 임무입니다.

특별관리 사건 전담 변호사, 즉 설계자라고 부릅니다.

중요한 건 은밀하게 완벽하게 처리할 것.

 

삼성동 카르멘 호텔.

개장을 일주일 앞둔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열 명이 남녀가 전라로 피투성이가 된 채 죽어 있습니다.

민규가 설계해야 할 사건입니다.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그는 묵묵히 시체들을 개별적으로 설계하여 법적인 하자 없이 처리합니다.

설계자의 지시에 따라 경찰, 조직폭력배까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모든 걸 깔끔하게 해결합니다.

결국 설계자 역시 의뢰인의 하수인입니다.


돈과 권력이 빚어낸 추악한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의뢰인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정말이지 구역질나는 인간들, 아니 악마들입니다. 그들의 악행을 감춰주고 비호하는 무리들 또한 끔찍합니다.

한 가지 이해가 안 되는 점은 민규라는 인물입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누구라도 그를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 그건 아마도 소시오패스일 듯.

여기에서 한 번 더 소름돋는 건 이 사회가 소시오패스를 엘리트로 둔갑시키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법대수석 졸업, 최연소 사시 합격, 판사 출신 변호사 그리고 설계사.

조금 아쉬운 건 민규의 설계자 역할이 아닌 인간 김민규의 삶은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그는 조연이니까.

사실 민규가 유능한 설계자로 활동하게 된 건 상위 0.1퍼센트의 의뢰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만의 세계에서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은 그저 돈으로 손쉽게 처리하는 대상이었습니다.


故 장자연 사건이 재조명되는 이유도 제대로 된 수사 없이 자살로 마무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남긴 문건이 유서가 아니었다는 증언... 이건 마치 소설처럼 완벽한 설계 같아서 무섭기까지 합니다. 부디 모든 의혹이 밝혀지길 바랍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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