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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ㅣ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서가명강 두 번째 책이에요.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크로스 사이언스>를 강의해줄 분은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홍성욱 교수님이에요.
우선 책의 구성이 매우 친절해요.
책으로 읽는 강의라서, 각자의 속도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둬야 할 용어부터 나와 있어요.
과학기술학 이란 무엇인가?
(STS =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TS 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학문이에요.
사회가 과학기술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그 내용과 방향을 어떻게 바꾸는지, 반대로 과학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해요.
과학은 인간의 활동이라는 것이 STS의 출발점이에요.
주요 키워드로 기술과학, 융합,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인공지능, 초지능 기계, 프라이버시, 유전자가위, 우생학, 사이보그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나와 있어요.
저자는 과학과 인문학, 과학과 예술 등의 접점을 발견하는 '융합적 과학기술학자' 예요.
책 제목에서 짐작했듯이 이 책은 과학과 대중문화의 '크로스(cross, 교차)'를 볼 수 있는 여러 사례를 다루고 있어요.
과학자를 주인공으로 한 메리 셸리의 소설『프랑켄슈타인』(1818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4년 흑백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 과학자 마리 퀴리의 전기 『퀴리 부인』을 통해 우리에게 각인된 과학자의 이미지와 실제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어요.
사이비과학의 오래된 역사는 세상을 둘로 가르는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비롯되었어요. 과학이 인간을 분류해서 이해하다보니, 그러한 분류가 차별을 낳았던 거예요. 특정 인간에 대한 차별이 동서양을 통해 어떤 과학적인 이론으로 정당화되었고,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우열로 가르는 기준이 된 거죠. 끔찍하게도, 여성의 열등함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 20세기까지 이어졌어요. 20세기 전반부에는 호르몬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생리를 하는 여성을 비하했어요. 그러나 20세기 후반부에는 진화심리학을 통해 남녀 유전자의 차이는 만들어진 진화의 선택압이 남녀를 다르게 진화시켰다고 보고 있어요. 다름이라는 차이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거죠.
이러한 차별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로 관심을 돌려 살펴봐야 해요. 과거 사이비 과학은 사라졌지만, 과학이 만들어낸 차별이 전부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서는 과학기술이 거의 강조되지 않았지만, 그뒤 대략 100년 지난 1627년에 나온 프랜시스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미래 과학기술의 역할을 강조했어요. 1888년 미국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를 돌아보면서』라는 소설은 비폭력적인 국유화와 산업군에 의해 모두가 평등한 유토피아를 그려냈어요.
반면 조지 오웰의 그 유명한 소설 『유토피아』에서는 감시 기술로 가득한 전체주의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어요. 놀라운 사실은 이 책이 쓰인 1948년 시점에는 컴퓨터나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기 이전이라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현대사회는 수많은 CCTV, 드론 카메라, 휴대폰과 SNS가 감시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어요.
올더스 헉슬리의 책 『멋진 신세계』도 『유토피아』 못지않은 디스토피아를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영화 <옥자>, <가타카>에서는 우월한 유전자만 살아남는 세상을 만나게 해줘요. SF영화 <로보캅>,<공각기동대>,<블레이드 러너>, <메트로폴리스>, <오토마타>, <엑스 마키나>에서는 로봇의 등장으로 인류 전체가 위협받는 디스토피아를 보여줘요.
결국 대중문화가 만들어낸 허구의 세계를 과학적 시점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융합과 통섭의 첫걸음인 것 같아요. STS의 출발점에서 한 걸음 내딛는 거죠.
이제 우리가 상상하고 만들어가는 세상은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뿐 아니라 무한대로 커지는 우주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