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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딸들 2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홍익 / 2019년 1월
평점 :
오랫동안 사랑받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딸들>이 출간 30주년이 되었어요.
이번에 새로운 책 표지, 스페셜 에디션으로 재출간되었어요.
2019년에 다시 만나는 <세상의 모든 딸들>은 좀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
한 인간으로 태어나 딸로서 살다가 누군가의 아내가 되고, 아이의 엄마가 되는 과정들...
이야기로 아는 것과 삶의 체험으로 느끼는 건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명작은 세월을 거쳐 그 이야기가 실제 삶과 맞닿아질 때 더욱 빛나는 것 같아요.
저자는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여러 권의 논픽션을 출간하다가 부시먼들과 함께 살며 체험한 깨달음을 시베리아 공간에 투영시켜,
바로 이 소설 《세상의 모든 딸들 (Reindeer Moon)》을 발표했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어요.
이 소설은 구석기 시대의 인류를 그려내고 있지만, 매머드와 같이 멸종된 동물의 습성 등을 제외하면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어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영혼의 소유자,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야난은 부족의 어린 소녀에서 성숙한 여인으로 자라나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거치게 돼요.
처음에는 아버지 아히의 무모한 고집 때문에, 그다음은 본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만약 부족의 오두막을 떠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상상은 부질없음을 야난은 알고 있어요.
야난은 자신의 이야기를 영혼이 된 시점부터 시간을 거슬러서 들려주고 있어요.
사실 이 소설은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메시지가 아니에요.
오히려 야난은 엄마처럼 살지 못했기 때문에 비참함을 느꼈어요.
야난의 엄마는 딸에게 분명히 한 사람의 어머니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이야말로 여자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라는 걸 말해주었어요.
그러나 야난은 남자들의 독단에 분노하다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했고 그건 치명적인 실수였어요.
안타깝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야난은 자존심 강하고 용맹한 전사로 태어났으니까.
야난의 엄마 래프윙은 딸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그건 어쩌면 세상의 모든 딸들을 향한 목소리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야난, 너도 언젠가는 자라서 한 사람의 어머니가 되겠지.
남자가 고기를 지배하고 오두막을 지배해서 여자보다 월등히 위대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위대하다면, 여자는 거룩하단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딸들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란다." (331p)
결국 야난이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엄마는 딸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고 조용히 웃으며 두 손을 잡아 주었어요.
엄마는 거룩하고 위대한 존재예요. 모든 고통이 눈 녹듯이 사라지게 만드는 태양 같은 존재.
지금 이 모든 걸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해요. 나의 엄마, 나의 딸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