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강아지의 시간
보스턴 테란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시간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흐르는 강물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강물을 떠올렸습니다.

강을 이루는 작은 물방울들이 마치 누군가의 눈물 같아서...


<어떤 강아지의 시간>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강아지 " 기브 GIV "의 이야기인 동시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프롤로그를 보면 이 책은 미 해병대 병장으로 제대한 딘 히콕이 썼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는 폭우가 내리던 밤, 도로에 있던 개 한 마리를 칠 뻔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딘 히콕은 삶을 포기하려는 심정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빗속에 쓰러진 개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 개가 바로 "기브"입니다.

기브는 누군가 상자 우리에 가두고 죽게 놔둔 것인데, 온몸이 찢어질 정도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탈출해서 딘 히콕이 지나가던 그 시각 그 장소에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왜 여기 왔을까?

.... 그 개는 왜 여기 있었을까? ...."   (187p)


답을 찾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질문 자체가 우리 인생에 대한 화두처럼 느껴집니다. 운명 그리고 기적.

딘 히콕은 이라크 전쟁에서 자기 부대의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평범한 삶을 살았던 딘이 군대에 간 것은 하나뿐인 누나가 9.11테러 희생자였기 때문입니다.

쌍둥이 빌딩과 펜타곤, 유나이티드 항공 93편에서 다치고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명예로운 의도로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으나 그에게 남은 건 전쟁에 대한 환멸과 자신에 대한 분노뿐이었습니다. 그가 받은 퍼플 하트 훈장은 '마지막까지 모든 것을 헌신'한 동료들의 죽음을 상기시키는 신성한 징표이자 아물지 않는 상처입니다.

하지만 기브라는 개를 만나면서 딘은 기적을 경험하게 됩니다.

기브가 겪었던 시련은 이라크 전쟁 못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브는 이겨냈고, 살아남았으며, 끝까지 선한 본성을 잃지 않았습니다.

딘은 기브가 루시 루스의 개라는 것, 카트리나 몇 달 전에 뉴올리언스에 있었다는 등록 정보를 알게 됐고, 기브를 위해 루시를 찾아 떠납니다. 그리고 기브와 함께 했던 루시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데려간 루시의 이야기, 음악과 루시를 사랑했던 이언의 이야기, 루시에게 "기적이 되어라"고 말해준 엘 씨의 이야기, 동생 이언을 질투했던 형 젬의 이야기 그리고 기브가 원래 살던 세인트피터스 화물차 휴게소의 애나 이야기까지.


"기브는 여정이었다.

마크 트웨인이 썼듯이, 기브는 '강물의 수면'이 될 것이다." (223p)


우리가 4월이 되면 세월호 희생자들을 떠올리듯이, 미국인들도 9월의 비극을 기억합니다. 슬픔과 절망, 상실의 현실에 저항할 수 없이 무너질 때, 그 곁을 지켜준 이들이 있습니다. 딕 히콕은 그 연대감을 미국이라는 국가, 그 안에서 그들도 우리처럼 미국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개들. 딘은 기브가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영혼에서 고통을 씻어내려면 남과 나누어야 합니다. 순수한 연대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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