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계절 부서진 대지 3부작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 봄, 여름, 가을. 다섯 번째 계절은 죽음이자 모든 계절의 군주다."

                              -  남극권 속담     (205p)


판타지 세계를 이해하려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세계, 낯선 존재들, 처음 접하는 용어들...

<다섯 번째 계절>은 매우 까칠하게 그들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네가 감히 이 세계를 알겠어?'라는 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앞뒤 맥락을 이해하려다 보니, 어느샌가 집중하게 됩니다.

아직 이 세계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친절한 설명은, 당신이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독특한 세계라는 것.

기억할 수 없는 꿈에서라면 모를까...

참고로 저자 N. K. 제미신은 이 소설이 우주에서 탄생했다고 말합니다. 나사가 후원하는 런치패드(Launch Pad) 워크숍에 참가했을 때 이 소설에 대한 발상이 싹튼 것이라고 합니다. 런치패드의 목적은 다양한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SF 판타지 작가들도 포함) '천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입니다. 덕분에 저자는 천문학과 몸이 돌로 되어 있는 지적 생명체를 엮어서 판타지 세계를 창조해냈습니다. 오~ 창조주시여!


이 소설은 단숨에 사로잡는 타입은 아니고, 시나브로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우선 '오로진'이라는 존재는 타고난 초능력 때문에 핍박받는 종족입니다. 거대한 대륙 고요에는 지진 활동이나 화산 분출과 같은 재해로 인한 수많은 계절을 지나 왔습니다.

고요 대륙에는 지진 활동과 관련된 에너지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오로진이 태어나면 격리해서 길들인 후, 철저하게 관리하는 '펄크럼'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세계에서 차별과 멸시를 당하는 오리진 여성 세 명이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남편 손에 아들을 잃은 에쑨, 부모에게 버림받고 수호자에게 끌려가는 다마야, 펄크럼의 임무를 수행하는 시에나이트.

'고요'라는 이름의 대륙을 겨우 이해할 즈음,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아, 이건 세상의 종말에 관한 이야기로구나. 대륙의 종말...'


책 맨 뒤에 부록으로 '용어'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한자어를 사용하다보니, 아무래도 가독성이 떨어지면서 더 헷갈렸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처음 만나는 세계인데, 새로운 언어를 배우듯이 영어 발음 그대로 표기했더라면 좀더 빠르게 이해했을 것 같습니다.

마치 '김치전'을 영어로 '김치팬케이크(Kimchi pancake)'라고 번역해서 외국인들이 더 헷갈리니까, 우리나라 발음 그대로 '김치전(Kimchijeon)'으로 번역하자는 캠페인처럼.

이건 순전히 <다섯 번째 소설>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독자의 작은 바람입니다.

책에 나오는 용어들 중에서 핵심적인 것들만 따로 적어보니, 사방으로 흩어졌던 퍼즐 조각을 다 맞춘 후 완성된 퍼즐의 그림을 감상하는 기분이랄까.



◆ 오로진(조산인 = 造山人 , Orogene) : 조산력을 지닌 사람들. 조산술의 훈련 여부는 상관 없다. 비하적 멸칭은 '로가'.

◆ 조산력(造山力 , Orogeny) : 열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 기타 지진 활동을 다루는 것과 관련된 에너지를 조종하는 능력.

◆ 펄크럼( 중심축 = 中心軸 , Fulcrum) : 이빨의 계절 이후 구 산제 제국이 창립한 준(準 군사 조직(제국력 1560년). 

본부는 유메네스에 있지만 대륙 전체를 최대한 넓게 보호하기 위해 남극권과 북극권에도 각각 위성 지부가 설치되어 있다.

펄크럼에서 훈련받은 오로진("제국 오로진"이라고도 한다)은 합법적으로 조산술을 행할 수 있는 유일한 이들로 그 외에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되며, 조산술을 사용할 시에는 반드시 펄크럼의 엄격한 규칙을 준수하고 수호자들의 엄중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

펄크럼은 자율적으로 관리되며 자급자족으로 운영된다.

제국 오로진은 이른바 "검은 옷"이라고 불리는 검은색 제복을 입고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 수호자(守護者 , Guardian) : 펄크럼보다 먼저 창설되었다고 알려진 특수 단체의 구성원. 수호자는 고요 대륙에 사는 오로진을 추적하고, 보호 및 견제와 감시, 지도를 한다.

◆ 쓰임새명(Use Name) : 대부분의 주민들이 갖고 있는 두 번째 이름. 그들이 속한 쓰임새신분을 의미한다.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쓰임새신분은 전부 스무 개지만, 현재 그리고 구 산제 제국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본 쓰임새신분은 일곱 개에 불과하다.

쓰임새명은 자신과 같은 성별의 부모로부터 물려받는데, 이론에 따르면 유용한 특질은 그렇게 유전되기 때문이다.

◆ 혁신자(革新者 , Innovator)  :  일곱 가지 기본 쓰임새신분 중 하나.

창의력이 뛰어나고 실용 학문에 재능을 지닌 이들이 선택되며, 계절이 닥치면 기술적인 문제나 물자 보급 문제를 해결한다. 

◆ 완력꾼(Strongback)  : 일곱 가지 기본 쓰임새신분 중 하나. 뛰어난 육체적 기량을 가진 사람들이 완력꾼으로 선발되며, 계절이 오면 중노동과 마을의 방어를 맡는다.

◆ 전승가(Lorist) : 돌의 가르침과 잃어버린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

◆ 번식사(Breeder) : 일곱 가지 쓰임새신분 중 하나.

보통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의 번식사로 선택된다. 계절이 왔을 때 이들의 임무는 선택적인 교배를 통해 우수한 혈통을 유지하고 자신이 소속된 향이나 민족을 발전 또는 개량하는 것이다.

◆ 내항자(Resistant)  : 일곱 가지 기본 쓰임새신분 중 하나. 기근이나 역병을 견디고 살아남는 능력을 기반으로 선발된다. 계절이 오면 병약한 이들을 돌보고 시신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 흔들(지진 地震 , Shake) : 지진 활동으로 인한 땅의 움직임.

◆ 보님(sesuna) : 땅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것. 이러한 기능을 담당하는 감각기관을 '보님 기관(sessapinae)'이라고 부르며 뇌관에 위치해 있다.

◆ 노드(결절점 = 結節點 , Node) : 제국이 지진 활동을 줄이거나 가라앉히기 위해 고요 대륙 전체에 설치한 기지망.

◆ 반지(Ring)  : 제국 오리진의 등급을 나타내는 단위. 아직 반지가 없는 수련생은 일련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첫 번째 반지를 얻을 수 있다.

열 반지는 제국 오로진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경지다. 열 개의 반지는 각각 준보석을 세공해 만들어진다.

◆ 스톤이터(식암인 = 食岩人 , Stone eater) : 매우 드물게 목격되는 인간형 지적 생명체로 머리카락이나 피부 등이 돌과 유사하다. 이들에 관한 정보는 거의 없다.

◆ 향(鄕 , Comm) : 공동체. 제국 통치 체제를 구성하는 가장 작은 사회정치 단위.

대개 도시나 마을에 해당하며 대도시는 여러 개의 향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향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면 비축품을 배급받고 신변을 보호받을 권리를 부여하는 한편, 그 대가로 세금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향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 다섯 번째 계절(Fifth Season)  :  제국의 정의에 의하면 지진 활동이나 다른 대규모 환경 변화로 인해 겨울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