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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카멜레온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투명 카멜레온』은 미츠오 슈스케가 작가생활 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작품이라고 해요.
지난 10년간 미츠오 슈스케는 자신을 위해 소설을 써왔대요. 그런데 처음으로 자신이 아니라 독자를 위해 쓴 작품이 바로 『투명 카멜레온』이에요.
저는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라서 몰랐어요. 그동안 미스터리 요소가 강한 작품을 써왔다는 걸.
솔직히 『투명 카멜레온』을 읽으면서, 미스터리 요소라고 하기엔 너무 빈약한 설정이라 갸우뚱했거든요.
다들 이렇게 어설퍼서 누굴 속이겠냐 싶을 정도로...
그랬는데 마지막에 이르서야 이건 미스터리가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고 있구나, 깨닫게 되었어요.
가장 연민을 자극하는 인물은 주인공 교 짱(기리하타 교타로)이에요. 못생긴 외모 때문에 주눅들어서 여자들과는 말도 제대로 나누질 못하는 샤이 보이.
도대체 외모가 얼마나 별로길래... 남자들의 반응은 대개 웃음을 터뜨리고, 여자들의 반응은 정색하는 얼굴이라니 잘 상상이 안 돼요. 교 짱 본인의 말로는 자신의 목소리가 워낙 남다르게 좋은 탓에 외모가 이질적으로 보이는 거라고 하네요.
그는 <IUP 라이프>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디제이예요. 라디오는 오로지 목소리만 들려주기 때문에 교 짱의 자신만만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청취자들에게 꽤 인기를 얻고 있어요.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방송되는데, 방송이 끝나고 매일 가는 곳이 있어요. '도요시마 제2빌딩' 4층에 위치한 'if (이프)'는 데루미 마담이 운영하는 바(Bar)예요.
if 의 단골손님은 교 짱 외에도 이시노자키 씨, 모모카 씨, 레이카 씨, 시게마쓰 씨가 있어요.
그날도 방송을 마친 교 짱은 if 로 향했어요. 다들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갑자기 낯선 여자가 등장했어요.
온몸이 흠뻑 젖은 채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고, 미니스커트 아래 무릎은 위태롭게 휘청거렸어요.
"코스터......" 그 여자의 첫 마디였어요. 마담은 경직된 얼굴로 손만 움직여 카운터 안쪽에서 컵받침을 하나 꺼내 여자에게 건넸어요. 코스터(coaster)는 컵받침을 뜻하니까.
여자는 컵받침을 받아들고 두 눈을 깜빡깜빡하다가, 마치 '이게 도대체 뭘까?'하고 신기해하는 것 같더니, 몸을 빙글 돌려 나가버렸어요.
그걸 본 이시노자키 씨는 뭔가 심상치 않다고 중얼거리고, 모모카 씨는 그 여자가 죽였다고 한 거 아니냐고 이야기하죠. 'coaster'의 일본어 발음 '코-스타-'는 '죽였다'는 뜻의 일본어 '코로시타'와 비슷하게 들리거든요.
다음날, 놀랍게도 그 여자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if 를 찾아와요. 여자의 이름은 미카지 케이. 우연히 교 짱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자신이 팬이라고 말하는데, 미카지가 말을 건 사람은 잘생긴 레이카 씨였어요. 이때 교 짱은 여자의 착각을 해명해주지 않고, 어설픈 연기로 속이려고 해요. 분명 여자는 진짜 교 짱의 얼굴을 보면 실망할테니까.
작은 거짓말로 시작된 미카지 케이와의 만남 그 이후 이야기는 엉뚱하다 못해 황당했는데, 그 이유가 나중에 밝혀져요.
결론을 알면 투명 카멜레온과 if 의 의미가 새롭게 느껴져요. 그것이 미츠오 슈스케가 독자들에게 주는 선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