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럼 널 사신으로 채용할게."

"뭐?"


고등학생 사쿠라 신지에게 같은 반 친구 하나모리 유키가 '사신'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면서 소설은 시작됩니다.

이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사실 사쿠라는 어제 비를 맞으며 서 있었는데, 웬 이상한 남자가 불쑥 나타나서 묘한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런, 참 답답한 인생이군요."

"도와드릴까요? 당신에게 딱 맞는 일이 있습니다."

"조만간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도를 믿으십니까"라는 식의 사기조직일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 다음날, 같은 반 인기 여학생 하나모리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고등학생에게 답답한 인생이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그건 차차 알게 될 일...

사쿠라는 속으로 '이제 어쩌면 좋을까'라는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 눈 앞에 나타난 남자가 새하얀 우산에 새하얀 카디건, 몹시 흰 얼굴에 음산한 웃음을 띠고 있었습니다.

뭐야, 저승사자? 아니면 도깨비?

하나모리는 '사신'이라는 조직에서 너도 일하고 싶어하니까 설명해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해줍니다.

사신이 할 일이란 사자(死者), 즉 죽은 사람이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아 떠나지 못하는 경우에 사자의 소원을 들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임무입니다.

아참, 가장 중요한 아르바이트 시급은 300엔.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겨우 3,000원 정도니까, 최저시급 8,350원도 안 되는 껌값 수준.

더군다나 시간 외 수당도 없고, 근무 스케줄 조정도 안 되고, 교통비나 복리후생, 보너스는 당연히 없다는 조건.

누가봐도 조건은 최악이지만 근무 시간을 채우면 어떤 소원이든 딱 하나 이루어주는 '희망'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유일한 혜택?


얼떨결에 하나모리와 함께 사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사쿠라가 처음 맡은 업무는 아사쓰키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아사쓰키는 사쿠라의 첫사랑, 하필이면 그녀라니...

사신은 근무 기간에는 사자의 모든 것들을 기억하지만, 반 년이라는 근무 시간을 채우면 자신의 소원을 말한 뒤 사신의 기억은 사라진다고 합니다. 자신이 사신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것조차 완전히 잊게 됩니다. 문득 우리 삶에서 기억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사신은 사자를 구원하기 위해 그들의 삶을 기억해주고, 그 과정을 통해 사신 역시 구원받는 이야기.  '죽음'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사신 아르바이트'라는 기발한 상상을 통해 흥미롭게, 감동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딱 하나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나의 마지막 소원은 무엇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