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 - 귀찮의 퇴사일기
귀찮 지음 / 엘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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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은 귀찮님의 퇴사일기입니다.

스물아홉에 회사를 그만 뒀고, 2018년 12월 14일 퇴사 일 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여전히 불안할 때도 있지만 아주 조금씩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귀찮님의 이야기.

이 책은 그 과정이자 증거입니다.


귀찮님의 퇴사하던 날.

"이럴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 한쪽이 훅 늘어난 느낌이었다.

며칠 전까지 회사에서 울고 싸운 기억은 사라지고

... 즐거웠던 일상만 기억에 남았다."  (54-57p)


백퍼센트 공감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머리털 숭숭 빠질 정도로 힘들었던 회사를 그만두던 날.

미련이 남았거나 후회해서가 아닙니다.

지나온 나의 시간에 대한 마지막 인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끝낼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그래서 퇴사에 대한 주변의 말들은 거르고 걸러서 힘이 되는 긍정의 말들만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어차피 내 인생은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게 아니니까, '널 위해서야...'라는 충고는 정중히 사양하면 됩니다.


스스로 마침표를 찍고,

다시 새롭게 인생의 페이지를 쓰고 있는 귀찮님.


"그렇게 다시금 불안이 찾아왔다.

영영 떠나지 않을 거란 사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56p)


"매일이 희망차거나 즐겁진 않았다. 늘 괜찮진 않았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찬 날이 계속될 때도 있었다.

그래도 실날같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시 으싸으싸 하며

지금에 이르렀다."   (240p)


가장 솔직한 심정 고백.

귀찮님의 퇴사 일기가 수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응원을 받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엄청난 성공을 이뤄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우리는 충분히 감동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살아 있는 이 순간이 감동인지도 모릅니다.

유독 퇴사하던 날의 장면이 뇌리에 남았던 것도,

그 퇴사가 마치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자각하면 오늘 이 시간이 더 소중해지는 것처럼.

그래서 '이번 생은 망하지 않았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좀더 으싸으싸해서 '이번 생은 대박'이라고 외칠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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