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사계절 만화가 열전 13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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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느낌의 제목.

익. 명. 의   독. 서. 중. 독. 자. 들.

역시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맙소사, 그들의 정체는...

먼저 별명으로 소개하자면, 독서 클럽의 기존 멤버인 '선생', '사자', '고슬링', '슈', '예티'가 있습니다.

새로운 회원으로 '경찰'과 '노마드'가 합류하지만, '노마드'는 자기 소개를 하자마자 쫓겨나고 맙니다.

왜?

그건 바로 독서 클럽의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을 펼친 독자들은 절대로 쫓겨날 일이 없으니 안심하시길.

단지 그들의 개그 코드는 냉동 상태이므로 약간의 해동 시간이 필요할 듯. (지극히 개인적 견해이므로 참고 사항)

아무래도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이다 보니, 그들의 독서 리스트에 주목하는 것이 더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혹시나 "요즘 무슨 책 읽어?"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당신을 포함한 주변인들은 독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증거이므로,

익명의 독서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또 어디쯤 서 있는지를 살피려고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읽는다.

우리는 이해하기 위해, 아니면 이해의 단서를 얻기 위해 읽는다.

우리는 뭔가를 읽지 않고는 배겨 내지 못한다."

        - 알베르토 망구엘,  『독서의 역사』  (356p)


무슨 책을 읽느냐는 그 사람이 바라보는 세계를 뜻합니다.

만약 그 어떤 책도 읽지 않는다면...


모처럼 큰맘 먹고 책을 읽으려고 한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바로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이 책 속에 나오는 독서 리스트로 시작해도 상관 없지만 평소 독서량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면 멀미 혹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한테는 익숙한 소설 몇 권 이외에는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 독서 리스트입니다. 마침 책에서도 제 상황에 알맞은 내용을 발견하여 옮겨봅니다.


"나는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으며 아마 앞으로도 그 책을 읽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의 내용은 대부분 내게 생소하다. 하지만 내용이 그렇다는 얘기지 이 책의 상황까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한데 어떤 책의 내용은 대부분 그 책의 상황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율리시스』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없는 처지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 책이 다른 책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제법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나는 이 책이 『오디세이아』의 모작이라는 것, 그리고 의식의 흐름에 결부되어 있다는 것,

사건이 더블린에서 하루 동안에 전개되는 책이라는 것 등을 알고 있다.

덕택에 종종 나는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 아무런 거리낌 없이 조이스를 언급하곤 한다."

              -  피에르 바야르 ,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70p)


만약 이 책을 읽고 독서중독자들의 영향을 받아 소설 이외의 다른 분야에 도전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익명의 독서중독자가 될 자격은 충분합니다.

당연히 본인이 원한다면 ㅋㅋㅋ  익명보장!

현실에서는 당신이 무슨 책을 읽는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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