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一月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클로드 모네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겨울밤... 유난히 밤이 길게 느껴질 때는 시집을 펼쳐봅니다.

책상 위 작은 스탠드를 켜면 그 조명은, 마치 나의 공간만 존재하듯 비춰 줍니다.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허락할 때.

그럴 때 시는 좋은 친구가 됩니다.

낮에 읽는 시보다 밤에 읽는 시가 더 좋답니다. 오글오글 감성도 괜찮고, 촉촉히 젖어드는 추억을 끄집어내도 좋습니다.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는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시리즈 중 1월 편입니다.

일 년 열두 개의 달마다 한 권씩, 윤동주 시인의 시를 비롯하여 여러 나라의 시와 명화가 만나는 특별한 시화집입니다.

1월의 명화는 프랑스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입니다.

자연을 주제로 한 인상주의 화풍이 겨울 풍경을 노래한 시와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서로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겨울을 마주하던 시인과 화가의 마음이 통했나 봅니다.


1월 1일은 윤동주의 <서시>로 시작합니다.

" ...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월 7일은 다카하마 교시의 하이쿠가 일본어와 함께 실려 있습니다.

" 겨울 햇살이

  지금 눈꺼풀 위에

  무거워라."

1월 13일은 오장환의 <눈보라> , 1월 14일은 정지용의 <유리창 1>, 1월 15일은 백석의 <나 취했노라>

그리고 1월 18일 노천명의 <별을 쳐다보면>은 내 마음 속에 콕 박혀, 다시 한 번 적어봅니다.


별을 쳐다보면


                             노천명


나무가 항시 하늘로 향하듯이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면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 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 - 무엇입니까


술 한잔만도 못한

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

발은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면 걸어갑시다.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라는 시화집은 한 손에 쏘옥 들어오는 작은 책입니다.

겨울 외투 주머니 속에도 들어갈 만큼 작습니다.

시 31편과 클로드 모네의 그림들이 이 작은 책 속에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 속에 들어온 시, 아름다운 명화가 주는 감동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고요한 이 밤, 텅 빈 마음을 시로 채울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그까짓 것, 번잡한 생각일랑 훌훌 털어내고 별을 쳐다보면, 별을 쳐다보며 걸어가자고... 깜깜했던 내 마음에 별 하나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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