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 에프 그래픽 컬렉션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말라 프레이지 그림, 신형건 옮김 / F(에프)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하느님, 유기견을 입양하다>는 알쏭달쏭한 책입니다.

God got a dog.

Dog got a god.

이 책 속의 하느님은 내가 알던 그 하느님이 아닌 것 같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특히나 그림 속 하느님은 배불뚝이 아저씨였다가 귀여운 흑인 소녀였다가 상냥한 아줌마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건 하느님의 행동입니다.

미용 학교에 가서 파마를 배우려다가 손톱에 홀딱 반해서 '짐 네일케어'라는 가게를 연 하느님.

보트를 타고 호수를 노 저어 가면서 감탄하는 하느님.

손수 준비한 스파게티로 혼자 식사하는 하느님.

(하느님은 혼자 식사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함)

누군가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하느님.

병원에 간 하느님.

의사는 하느님을 진찰하더니 심장이 좀 빠르게 뛰는 것 말고는 별 이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증상은 하느님이 처음으로

어떤 사람이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이 사실은 하느님을 두렵게 한다고. 여전히.


세상에 하느님이 두려워한다고요?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두근두근 심장이 빠르게 뛰는 증상이 생겼다니, 너무 소심한 것 아닌가요?


문득 '내가 진짜 하느님에 대해 아는 것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지전능한 존재, 이 세상을 창조한 분. 사실 하느님에 대한 얘기도 전부 전해 들은 거라서 믿고 안 믿고는 각자 자유라는 것.

그렇다면 이 책 속의 하느님이 진짜 하느님이 아니란 법도 없겠죠?


만약에 하느님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속에 깜짝 등장을 한다면 어떤 모습이 좋을까요.

책 속 하느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모습은 식탁 위에 촛불 하나 켜놓고 스파게티와 함께 와인 한 잔 마시고 있는 아줌마.

아무리 불러도 대답할 수 없는 저 먼 하늘나라가 아니라,

옆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아줌마라면 훨씬 친근하게 말을 건넬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유기견을 입양한 하느님이 궁금한가요?

원래 하느님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하느님이 개를 좋아해도 워낙 할 일이 많아서 보살피고 책임질 자신은 없었는데,

그런데 길 잃은 개가 춥고 배고프고 외로워 보여서, 문득 그 개를 하느님 자신이 만들었다는 사실이 떠올라서

집으로 데려와서 '어니'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돌봐주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외로움을 타던 하느님에게도 누군가가 생겼으니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어때요, 이런 하느님?

인간적이라서 더 가깝게 느껴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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