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도
박완서 외 지음 / 책읽는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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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서 인도는 '신기루' 같습니다.

사막에서 마주하는 신기루...

물론 사막을 가본 일도 신기루를 본 적도 없지만 여러 책들을 통해서 인도에 대한 환상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꼭 가보게 될 그 곳, 인도.

 

<나의 인도>는 11인의 작가가 체험한 인도, 그 여행기만을 모아서 엮어낸 책입니다.

왠지 인생의 깨달음을 얻고자 떠난다면 그 첫 번째 여행지는 '인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휴가를 즐기기 위한 목적이라면 '인도'는 결코 추천할 수 없는 나라일 것 같습니다.

김선우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인도 여행은 '낭만적 접근'을 용납하지 않으며, 어딘가 아파지는 일입니다. 일단 몸이 몹시 고된 데다가 맞부딪히는 풍경들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들쑤셔 놓기 일쑤라고. 참으로 이상한 건 삶은 늘 아파진 후에야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도 여행은 고행이며, 곧 순례가 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박형준 시인은 기차를 타고 가다가 차창 밖으로 외발 소년을 보았고, 한 발을 잃은 소년 하나와 아버지인 듯 보이는 한 늙은 남자가 걸어가는 모습에서 자신의 유년 시절을 보았다고 합니다. 인도에서 본 그 장면이「인도기차여행」이라는 시가 됩니다.

박완서 작가의 <잃어버린 여행 가방>(2005)은 인도에 대한 추억보다는 여행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오히려 그 점이 나의 인도가 어디인지를 알게 해준 것 같습니다.  22년 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유럽 몇 나라를 거쳐 마지막으로 들른 나라가 인도였는데 그 인도 뉴델리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부친 짐들 중 작가의 큰 가방만 빠졌다고 합니다. 그때 잃어버린 여행 가방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는데,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했다고 합니다. 대단한 귀중품이 들어 있어서가 아니라 도리어 남 보기에 하찮은 것들이라 창피한 감정이었다고.

"... 내가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 육신이란 여행 가방 안에 깃들었던 내 영혼을,

절대로 기만할 수 없는 엄정한 시선, 숨을 곳 없는 밝음 앞에 드러내는 순간이 아닐까. ..."  (59p)

법정 스님은 인도 여행을 마치며 이렇게 말합니다. "나마스테, 마하바라트 (안녕, 위대한 인도)!" (85p)

동명 스님은 바라나시에서 갠지스 강에 띄우는 등잔을 보며 신을 향한 간절함 마음, 그 염원의 형상은 결코 영원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건 보이는 불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불꽃이 갠지스강에서 기도하는 이들의 진정한 염원일테니까.

신경림 시인은 인도 여행은 한 번으로는 전혀 그 맛을 모른다는 선행자들의 단언을 들으며 자신의 첫 번째 기행은 실패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문인수 시인은 누가 자신에게 "인도에 가서 뭘 봤느냐"고 묻는다면, 한 마디로 "사람의 눈을 보고 왔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이해인 수녀님은 마더 데레사의 일터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작은 마더 데레사들을 만납니다.

나희덕 시인은 자신이 만난 인도를 하나의 점으로 압축하자면, 한 소년의 눈빛 바로 그 눈동자라고 말합니다. 손에 쥐고 있던 들꽃다발을 시인에게 건네던 한 소년.

이재훈 시인은 라다크의 오래된 사원들을 둘러보다가 석양이 지는 어스름에서 소멸하는 모든 것에 경이를 보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강석경 작가는 「인도로 간 또또」의 이야기를 통해 갠지스 강의 이별을 들려줍니다.


역시나 인도는 여행자마다 다양한 의미를 남기는 나라인 것 같습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인도를 간직하고 있어서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내 마음의 지도를 펼쳐서, 그곳 어디쯤에서 나의 인도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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