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와 화부
문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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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을 종종 불꽃 한가운데로 날아드는 불나방에 비유하곤 합니다.

<목마와 화부>는 전직 부장검사였다가 화부가 된 고상화와 도예가 원명진을 통해서 적나라한 인간의 욕망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화부(火夫)는 말 그대로 불때는 사람을 뜻합니다. 화장장이 화부와 도자기 굽는 화부라는 설정이 묘하게 잘 어우러집니다.

욕망의 불꽃을 마구 불태우던 사람이 한순간 불을 다루는 일을 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그 모든 열정을 불태워서 결국에는 순수함의 결정체, 백자를 만들어냅니다.


제목 때문인지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숴진다. ..... "

비극적인 생애를 살다 간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목마를 타고 떠난 소녀 뒤에 남은 사람.

이 시는 그 남겨진 자의 상심과 허무함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 소설의 제목은《화부》였다고 합니다. 창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었다가 출간될 때는 대중성과 문학성을 고려하여 《목마와 화부》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불의 노래가 바뀐 제목 덕분에 더 와닿았던 같습니다.

소설은 술술 잘 읽었으나, 읽고 난 후 인생무상의 교훈을 얻은 것 같습니다.

인간의 삶이란 참 덧없다는 걸 보여준 주인공의 삶에서 더나아가 그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무상(無相)의 경지까지 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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