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화영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 작가로 유명한 아동작가 가도노 에이코의 일상을 담은 책이에요.

우와, 신기했어요.  마녀 배달부 키키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로만 알고 있었거든요.

원래 원작 동화가 있는 줄 전혀 몰랐어요.

이 책은 바로 그 작가님이 가장 좋아하는 딸기색 벽과 책장으로 가득찬 가마쿠라 집에서 보내는 일상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가마쿠라는 일본에서도 한적한 도시로, 도쿄와는 한 시간 거리인데다가 근처에 바다가 있어요.

가도노 에이코 작가님, 저는 그냥 에이코 할머니로 부를래요. 이 책을 읽고나서 에이코 할머니의 팬이 됐어요.

아동작가로서 훌륭한 분이지만 그보다 인간적인 매력에 홀딱 반했거든요.


사진 속 에이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 하얀 단발 머리에 환한 미소가 멋져 보여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예순 정도일 거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여든 둘.

믿기 어려운 나이라서, 다시 눈을 씻고 봤어요. 진짜 여든 두 살이라고?

외적인 면도 젊어 보이지만 에이코 할머니의 존재 자체가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 차 보였어요. 평범한 일상조차도 특별해지는 마법~

삶을 아름답게, 멋지게 사는 법을 아는 분 같아요.

근래 나이듦에 대한 생각이 많았는데, 에이코 할머니를 본 순간 '아름다운 나이듦'의 정석을 발견한 것 같아요.


에이코 할머니는 도쿄의 서민 동네에서 태어나 자랐고, 전쟁 때를 빼고는 줄곧 도쿄에서 살았대요. 한때 작업 공간을 산속으로 옮겼는데, 그때 자신이 산보다 바다가 맞다는 걸 깨달았대요. 그래서 2001년 바다와 가까운 가마쿠라로 거처를 옮기면서 집을 지었고, 지금까지 쭉 살고 계신 거죠.

가마쿠라 집을 지을 때 건축가에게 가장 먼저 부탁한 게 '책장을 가능한 한 많이 만들어달라'였대요. 덕분에 책장이 거실, 작업실, 다용도실 등 놓인 것들을 전부 합치면 스무 개 남짓 된대요. 책은 대부분 전문 분야인 어린이책으로 자신의 작품, 딸아이가 어렸을 때 읽던 책, 에이코 할머니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 등등 책장마다 빼곡히 자리하고 있어요. 정말 엄청 무진장 부러워요. 집안 곳곳이 책장으로 가득 찬 서재 같은 집.

무엇보다도 그 집에서 편안하게, 즐겁게, 멋지게 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 소박하지만 멋을 아는 사람이라서 좋았어요.

에이코 할머니가 《마녀 배달부 키키》를 출판했을 때가 1985년, 50살이었대요. 왠지 제 눈에는 딱 그 시간에 멈춰 있는 것 같아요.

"가도노 에이코씨~ 혹시 진짜 마녀 키키 아니에요?" 라고 묻고 싶을 정도로 마법 같은 삶을 살고 계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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