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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이 부서진 마음에게 전하는 말
허지원 지음 / 홍익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마음은 괜찮나요?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는 뇌과학과 임상심리학의 두 가지 측면에서 마음의 문제를 살펴보는 책입니다.
저자는 실제 상담 사례를 통해서 뇌과학 연구 결과를 설명하고, 임상심리전문가로서의 조언을 해줍니다.
"제 삶에 특별한 의미가 없다면 그냥 제가 없어도 되는 거잖아요.
제일 좋은 방법은 제가 인도 위를 걷다 자동차가 저를 덮쳐서 바로 죽는 건데,
그래서 저는 뉴스에서 사고로 누가 죽었다는 얘기가 나오면
이상한 희망 같은 것도 느끼고 그러다 죄책감도 느끼고...
아무튼 마음이 복잡해요." (161p)
우울은 소리 없이 찾아와 우리 마음을 병들게 합니다.
사는 게 무의미하다는 내원자 T 는 자신의 우울이 진짜 우울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합니다.
우울의 증상들은 뇌에 흔적을 남긴다고 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자들이 수집한 우울장애 환자의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로 기억을 담당하는 양쪽 해마 hippocampus 와 동기· 학습·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 편도체 amygdala 및 전전두엽 prefrontal cortex 의 부피가 현저히 줄어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어머니에게서 우울증이 확인된 경우는 유전적, 환경적으로 우울증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자녀의 해마 부피도 확연하게 줄어들어 있다는 연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편도체의 부피가 줄어든 사람들이 보이는 문제 행동 중 주목할 건 바로 SNS 중독입니다.
외부 자극에 충동적으로 과도하게 반응하는 편도체를 가진 개인은 SNS에서 즉각적으로 확인되는 다양한 자극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므로, SNS의 사용이 우울감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과학의 영역에서 우울이 남긴 뇌의 흔적을 옅게 하는 방법은 전전두엽과 편도체, 해마의 부피를 증가시키거나 해당 영역의 활동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규칙적인 운동, 꾸준한 공부, 항우울제 복용,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제대로 된 심리치료입니다. 아마 다 아는 내용일 겁니다.
그러니까 우울이 찾아왔다면, '우울에 맞서 싸우겠다!' 대신에 '어, 왔어?'라는 자세를 취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나를 우울의 피해자가 아닌 우울을 맞아들이는 주체적인 집주인 모드로 준비시키라는 겁니다.
중요한 건 '왜?'를 고민하지 말고, 그냥 '어떻게'에만 집중하라는 겁니다.
어떻게 일할지, 어떻게 놀지, 어떻게 사랑할지, 어떻게 즐길지... 굳이 삶의 의미를 찾느라 골머리를 앓지 말라는 겁니다. 의미 없는 삶을 살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지치지 말고, 꾸준히 내게 좋은 일을 만들어 내거나 , 내게 좋은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면 충분합니다.
책에서 알려준 수많은 조언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 건 버터플라이 허그 butterfly hug 입니다.
자신의 양팔을 X자로 포개어 나 스스로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방법입니다. 그 누구의 위로가 아닌, 내가 나에게 해주는 위로입니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의 핵심은 '나를 알자!'가 아니라 '나를 몰라도 괜찮아!'입니다.
나를 모른다고 불안해 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의 나'에게 붙잡혀 있지 말고, '현재의 나'를 위하여 행복하게 살면 그뿐입니다.
오늘도 '나 잘하고 있어!'라며 스스로를 응원하고 인정해주면 됩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뻔한 말 같지만 그걸 깜박 잊는 바람에 힘들었던 거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