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그 사람
웬디 미첼.아나 와튼 지음, 공경희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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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그 사람>은 웬디 미첼의 삶의 기록입니다.

웬디 미첼은 NHS(영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의료지원팀장으로 20년간 근무한 싱글맘입니다.

그녀의 나이 쉰여덟 살, 한창 일하던 시기에 갑작스런 인지 퇴행을 겪으면서 2014년 7월에 초기 치매 진단을 받게 됩니다.

알츠하이머 병.

치매 환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침대에 누워 있는 백발의 노인, 자식을 못 알아보거나 자기 이름도 기억 못하는 사람인데...

웬디는 평소 조깅을 즐기고, 직장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는 사람이었습니다.

단지 며칠 전부터 피곤하고, 기운이 없으면서 뭔가 굼뜬 느낌이 들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조깅을 하던 중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깨어났을 때는 코가 부러져서 피범벅이 되었는데 아무런 기억이 없었습니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느낌이 들면서 자꾸 넘어지는 사고가 일어났고,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뇌졸중이 아니라 치매라고 진단 받는 건, 의사에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아쉽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일입니다.

더 이상 치료할 게 없어서, 점점 나빠질 일만 남아 있는 병.

웬디는 치매 진단을 받을 때의 그 상실감과 두려움과 무력감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그러나 며칠, 몇 주간 '아쉽다'라는 어휘만 생각났습니다.


이 책이 만들어진 이유는 치매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입니다.

웬디는 초기 치매를 겪으면서 사회와 진료기관이 치매 질환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치매 환자를 요양원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상상하고 있지만, 그녀는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더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전국을 누비면서 회의에 참석하고 임상시험을 감독하며,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아는 지식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과거를 잃는다는 사실을 잊으려고 지금 현재에 더욱 몰입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억들을 블로그에 안전하게 기록함으로써 새로운 개인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녀가 기억하지 못해도 그녀를 기억해 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웬디는 치매 진단을 받고 처음엔 부정하고 절망했지만 결국에는 치매를 안고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독립한 두 딸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 엄마의 마음을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엄마는 아파도 여전히 엄마구나... 그래서 웬디의 용기있는 삶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놀랍게도 웬디는 1,500미터 상공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글라이더에 도전했고, 멋지게 하늘을 날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나를 잃을까 늘 두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을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고 있는 웬디 미첼... 이것이야말로 내가 알게 된 그 사람입니다. 당신은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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