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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건너다
홍승연 지음 / 달그림 / 2018년 10월
평점 :
<슬픔을 건너다>는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에게 슬픔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 아픔, 절망, 상실감이 그림을 통해 드러납니다.
"그런 날이 있어.
당연했던 일상이
간절한 희망으로 변해 버리는
그런 날."
저자는 개인적으로 세월호 사건 이후 그와 관계된 사람들과 가족들이 겪었을 상실감에 주목했다고 말합니다.
<슬픔을 건너다>라는 책 표지는 강렬한 빨간색입니다.
까만 실루엣으로 표현된 사람은 홀로 서 있습니다.
끝도 없는 구렁텅이로
깊이
깊이
깊이
빠져들고,
망망대해 떠 있는 병 하나에 의지하며 간신히 매달려 있습니다.
벗어나려고 해도 홀로 견뎌야 하는 구불구불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서
아래로
아래로
아래로
끝이 안 보이는 계단은
파란 바다 눈물처럼 고여 있는
그 아래까지 이어집니다.
계단 끝에 네모난 방에 주저앉은 사람은
다시는 나오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아픔은 사라지지 않고 스스로에게 더 깊은 상처를 내지.
그런데 있잖아. 모든 빛이 꺼질 때 마지막으로 남는 빛을 따라가 봐."
그때 빨간 새가 날아옵니다.
빨간 새를 따라 마지막 남은 빛을 향해 걸어갑니다.
빨간색은 마음을 칼로 도려낸 듯한 피투성이 상처를 떠올리게 합니다.
깜깜한 구렁텅이 같은 절망 속에 나타난 빨간 새.
슬픔을 건너 푸른 숲을 지나온 사람에게 하얀 실루엣의 사람들이 꼬옥 안아줍니다.
까만 실루엣의 사람은 여전히 그대로인데,
그런데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한 그루 나무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부디 슬픔을 잘 견뎌내기를, 그래서 작은 희망의 빛을 찾기를.
그 마음이 그림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