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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의 거짓말 - 여성은 정말 한 달에 한 번 바보가 되는가
로빈 스타인 델루카 지음, 황금진 옮김, 정희진 해제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10월
평점 :
<호르몬의 거짓말>은 매우 충격적인 책입니다.
여성을 향한 거짓말들이 어떻게 과학 지식인 것처럼 널리 퍼질 수 있었는지 낱낱이 파헤치고 있습니다.
"오늘 그날이야?"라는 말이 여성을 위한 배려가 아니라 억압과 폭력이라는 사실.
팩트는 얼마든지 권력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돈과 권력이 만들어낸 호르몬의 신화는 여성을 호르몬 때문에 말썽을 일으키는 열등한 존재로 규정해버립니다.
생리전증후군, 임신, 임신성 뇌기능 저하, 산후우울증, 완경... 고로 여성은 호르몬의 지배를 받는 존재다?
'호르몬 때문에 미쳐 날뛰는 여자'라는 신화로 이익을 보는 자는 누구일까?
여성들의 분노나 짜증을 생리전증후군 탓으로 돌려버림으로써 권력을 잡는 이들은 누구인가?
누가 여성을 환자로 만들었나?
결국 모든 문제의 해답은, '돈 문제'입니다. 제약회사의 이윤 때문에 의학계와 대중 매체는 호르몬 신화를 퍼뜨렸고, 대중들은 속아왔던 것입니다.
제약업계와 의료업계는 노화를 두려워하는 풍조를 교묘하게 조종하여 막대한 수익을 올렸습니다.
호르몬 요법이 실제로 여성의 건강을 향상시켜 주는지 알아내려면 호르몬 복용군과 가짜 약 복용 대조군으로 여성들을 무작위 배정하는 연구를 실시해야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50년 동안 여성들한테 호르몬 처방만 했을뿐, 이런 종류의 연구는 한 번도 진행된 적이 없었습니다.
1991년, 의학 박사 버나딘 힐리가 최초의 여성 소장이 되면서 여성 건강에 대한 주도적 연구 계획이 도입되었는데,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프레마린(에스트로겐)이나 프렘프로(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을 복용한 여성들이 가짜 약을 복용한 여성들에 비해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 관련 발병 가능성이 29퍼센트 증가했고, 유방암 발병률은 26퍼센트, 뇌졸중 발병률은 41퍼센트, 치매 발병률은 100퍼센트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거짓말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걸까요?
호르몬 신화의 핵심에는 성별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호르몬이 여성은 감정적이고, 남성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여성들에게 엄청난 손해를 끼치며, 남성들 역시 감정을 억압하고 숨겨야 한다는 제약을 둡니다. 이러한 성별 고정관념이 깊숙히 뿌리내려 신념처럼 받아들여진 탓에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호르몬 신화가 들어간 주장은 무엇이건 의심해야 합니다.
대중매체가 호르몬 신화를 뒷받침하는 근본적 발상(남녀가 다르다는)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를, 남녀 간 아무런 차이를 찾아내지 못한 연구보다 훨씬 많이 보도합니다. 그 뒤엔 조작된 과학의 사례들이 증거인양 등장합니다. 모두 '호르몬에 휘둘리는 여성'이라는 잘못된 사회 통념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이 호르몬 신화에 저항하도록 키우는 것입니다. 사춘기와 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 시시각각 기분이 변하는 건 완전히 정상적인 현상이지, 생식호르몬과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성별 고정관념은 명백한 차별이며, 폭력이므로 깨뜨려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가 인간답게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