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소년 육아 일기 탐 청소년 문학 21
세오 마이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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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토록 몰입될 줄이야.... 뭔가 마지막엔 뭉클했어요.


<불량소년 육아 일기>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 우연히 선배의 부탁으로 한달 간 육아 알바를 하게 된 이야기예요.

주인공 오타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석 달 만에 고교 생활을 포기한 상태로, 교복 대신 사복 차림으로 점심때쯤 돼서야 어슬렁어슬렁 등교하고 있어요.

노란 염색 머리에 왼쪽 귀에는 피어스, 눈썹도 밀어서 없고, 눈매도 험상궂기까지 하니 누가봐도 모범생 같지는 않아요.

오타에게 육아 알바를 부탁한 사람은 나카다케 선배로, 오타보다 세 살 많고 고등학교 1학년 때 중퇴 후 빈둥대다가, 지금은 건축 자재를 취급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예전에 양아치 짓만 하던 선배가  현재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어요. 

생후 22개월 된 딸 스즈카와 뱃 속에 있는 아기.

임신 중인 선배의 아내가 위험한 상태라서 입원을 해야 하는데, 둘다 부모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해서 주변에 첫째 딸 스즈카를 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예요.

유난히 친했던 두 사람이지만 선배의 갑작스런 부탁은 오타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이에요. 도저히 못하겠다고 거절했지만 선배의 딱한 사정을 듣고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어요.그리하여 시작된 치열하고도 뜨거운 육아 알바~

묘하게도 스즈카를 돌보는 오타의 모습에서 첫째 아이를 키우던 시절의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세상에 처음부터 엄마였던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초보 엄마는 당연히 서툴고 힘들 수밖에 없어요.

오타는 마치 초보 엄마가 된 것처럼 울보, 떼쟁이 스즈카를 돌보면서 완전 멘붕 상태에 빠지게 돼요. 딱 사흘 동안만.

그 뒤에는 스즈카와 놀아주고, 밥 먹이고, 재우고, 또 먹이고 치우면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빠르게 적응하게 돼요. 몸은 힘든데, 스즈카를 보고 있노라면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온신경이 아이에게 쏠린 기분을 느껴요. 부모도 아닌 알바 오빠 주제에 말이죠.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에 오타는 스즈카를 정성껏 돌봐줘요. 사람이 이렇게도 변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나중에 후회할 거란 예상을 뒤엎고, 오타는 진심으로 스즈카와 있는 시간이 즐거워요.

그동안 좌절감과 무기력에 빠져 있던 오타에게 육아 알바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이 아니었어요. 말도 제대로 못하는 어린 스즈카를 돌보면서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면서, 오타는 문득 자신도 성장했다는 걸 깨닫게 돼요. 겨우 열여덟 살, 뭘 포기하기엔 너무나 눈부신 나이에요. 힘든 육아 덕분에 철든 오타를 보니, 철부지들을 위한 육아 수업이 따로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정신을 못차리듯이, 저도 육아 이야기에 푹 빠지고 말았네요. 놀랍게도 감동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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