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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 모두가 착각했던 중국 청춘들의 삶
알렉 애쉬 지음, 박여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가깝고도 먼 나라, 너무나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제게는 중국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는 중국의 청춘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실제로 1985년부터 1990년 사이에 태어난 중국 젊은이 여섯 명의 삶을 어린 시절부터 20대 후반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각의 고향이 중국 지도에 표시된 것을 보면 새삼 대륙 크기에 놀라게 됩니다.
85년생 다하이(유하이)는 군인의 자녀이자 네티즌, 자칭 루저.
85년생 샤오샤오(리우샤오)는 작은 사업체 운영자이자 몽상가.
85년생 프레드(필명)는 공산당원의 딸이자 박사 학위 소지자, 애국자.
87년생 스네일(미아오린)은 시골 청년이자 인터넷 게임 중독자.
89년생 루시퍼(리엔)은 가수,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꿈꾸는 청년.
90년생 미아(콩샤오루이)는 패셔니스타이자 새로운 스타일의 스킨헤드족.
서로 다른 지역에서 태어났지만 이들은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 젊은이들은 '5년마다 세대 차이가 생긴다'라는 말을 할 정도로(혹자는 3년마다 생긴다고 함)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는 부모님 세대는 물론 1980년대 세대와도 동떨어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태어난 해 두 자리 숫자가 이름과 고향을 말한 다음에 반드시 밝혀야 하는 필수 정보라고 합니다.
중국은 서구식 자본주의를 도입하여 고도의 경제발전을 이루었으나, 사회주의 체제라는 점에서 경직된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지금 이 책에 소개된 젊은이들은 빈곤에서 풍요로 바뀌는 시기에 태어나 자본주의 흐름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이전 세대와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부모 세대가 바라는 안정된 직장, 즉 공산당원이 되기보다는 개인의 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프레드와 다하이를 제외한 나머지 젊은이들은 사회 활동이나 정치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생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고, 그 스트레스를 온라인에서 풀고 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5억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인터넷 초창기 시절에는 중국 정부의 검열과 규제가 느슨했으나, 그 힘을 파악한 후로 매우 엄격해졌습니다. 2010년 구글이 중국에서 철수했고, 중국의 네트워크 검열 시스템이 강력해지면서 네티즌은 더욱 기발한 방법으로 규제에 맞섰지만,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정권에 의해 무력화되자, 일부는 좌절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 유일한 해방구 역할을 했던 인터넷 세상마저...
안타깝게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의 삶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또한 이들 젊은 세대가 다시 한 번 천안문 시위와 같은 투쟁을 할 가능성 역시 적어 보입니다. 어쩌면 이런 예측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섯 명은 책 제목처럼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라고 말할테니까. 그들이 젊은 세대의 대변자가 아닌 이유는 모두 대학교를 졸업했고, 베이징에 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 역시 이 책은 그저 중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썼다고 말합니다. 최대한 솔직하게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는 점에서 중국의 젊은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