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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대리인, 메슈바
권무언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9월
평점 :
메슈바(meshubah)는 '등을 돌림', 즉 변절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명사입니다.
<신의 대리인, 메슈바>는 한국 대형교회의 타락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근래 뉴스를 통해 접했던 대형교회의 세습 문제는 흡사 대기업의 경영 세습을 닮아 있습니다.
종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죄악들...
놀랍게도 한국 기독교의 타락은 일제강점기의 '신사참배'로부터 시작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을 제대로 처단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친일, 친미라는 비열한 기회주의만이 살 길이라는 그릇된 믿음을 심어줬습니다.
일제 치하에서 신사참배에 찬성했던 목사들 대부분이 내세운 변명은 '교회를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도대체 그 교회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해방 이후에도 교회는 정치적 입맛에 맞춰 발전해왔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대형교회입니다.
화이트 엘리펀트!
메가처치(megachurch)는 미국에서 주간 예배 참가 신도 수가 2,000명이 넘는 교회를 뜻하는 말이며, 화이트 엘리펀트(하얀 코끼리)처럼 몸집만 커진다는 비유로 쓰입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대성교회 목사 명수창 역시 미국의 메가처치 모델을 따라 거대한 교회를 탄생시켰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페셜 오퍼링(Special Offering, SO)이라는 비자금을 축적한 내용이 드러나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한국의 기독교 교단이 200개가 넘는다는 사실.
장로교, 감리교, 침례료, 성결교... 기타 등등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모습으로 온 예수님은 한 분인데, 어떻게 그 예수님을 믿는 종교는 이토록 종류가 다양한 것인지.... 참으로 놀랍습니다.
세계적인 한국의 대기업 삼★의 기업조직도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어떻게 운영을 해야 좀더 조직적으로 헌금을 모으고, 규모를 확장시킬 수 있는지를, 마치 대기업 모델을 벤치마킹한 것인지.
저자는 말합니다. 현실은 이 책보다 더 심하고 더 역겹다고, 즉 허구이면서 사실이고 사실이면서 허구라고.
겨우 소설일 뿐인데,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동안 대형교회에 대해 느꼈던 불편한 감정들을 똑같이 재확인했습니다.
그들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해왔고, 이 책은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왜 루시퍼에 넘어간 것일까요?"
"삼십여 년 넘게 한 번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169p)
신의 대리인이 메슈바가 되기까지 아무도 그 잘못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옥의 대리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그들의 정체를 똑똑히 봐야 할 때입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굳건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에 도저히 허물 수 없는 줄 알았는데,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