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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접속한다, 고로 행복하다 -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완벽한 모습을 강요하는가?
도나 프레이타스 지음, 김성아 옮김 / 동아엠앤비 / 2018년 9월
평점 :
우리의 삶이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 이전의 삶과 스마트폰 이후의 삶.
그리고 소셜미디어로 인한 일상의 변화들.
저자는 우연히 몰아친 폭설 때문에 학생들과 강의실에서 나눴던 대화 덕분에 소셜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 있는게 힘들 뿐 아니라 그런 상황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특히나 휴대폰조차 사용할 수 없다면 더더욱 두렵다고.
스마트폰 중독, 소셜미디어 중독...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의 기반이 된 연구의 원제는 "소셜미디어와 신기술이 대학생들의 정체성 형성과 의미 부여, 그리고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라고 합니다.
연구대상을 대학생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책 속에서는 소셜미디어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학생들은 질문과 상관없이 행복과 관련된 내용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우리 젊은이들에게 소셜미디어는 '행복해 보이기'라는 미션을 수행해야 되는 공간임을 알 수 있습니다.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해 보이는 것.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행복 효과 (happiness effect)'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완벽해 보이는 삶을 세상에 드러냄으로써 남들 눈에 늘 행복해 보여야 한다는 법칙.
'좋아요'나 '공유', '리트윗'으로 번듯하게 구축한 벽, 즉 행복 효과를 위해 인간성과 진정성, 그리고 삶의 의미 있는 것들을 희생합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누구나 언제든지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고 게시물을 올리는 행위를 통해서 얼마든지 현실 도피가 가능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점점 부정적인 것들은 걸러내고, 완벽하게 긍정적인 면들을 골라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다들 자신의 모습 중 최상의 버전을 공유하고, 그러면 우리는 그걸 우리 자신의 최악의 버전과 비교해요." (28p)
"극단적으로 말하면, 소셜미디어를 보면 어떤 모멸감 같은 게 생기거든요. 외로움 같기도 하고, 마음이 좀 힘들어져요.
그게 어떤 상황이든 자신이 혼자고 외롭다는 게 더 분명해진다고나 할까요?" (30p)
"폰이 없는 상황은 참을 수 없어요." (33p)
"소셜미디어가 주는 무게 때문에 좀 걱정이 돼요. 어차피 그렇게 만든 것도 우리지만요." (34p)
학생들은 소셜미디어가 자신의 사회적 삶을 지배하는 현실에 대해 힘들다고 말합니다. 소셜미디어에서 그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핵심 문제 중 하나는, 잠재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끊임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부담감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원하는 대학의 입학 사정관들이 그들의 경계 대상이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잠재적 고용주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이 자신의 포스트를 전부 평가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세상에서 가상 버전의 자신을 창조함으로써 '진짜 나'와 '온라인 세상 속 나'는 이분화시킵니다. 이에 반작용으로, 익명으로 포스트를 올릴 수 있는 플랫폼에서 끔찍하고 추악한 발언들을 쏟아냅니다.
익명성은 폭력을 조장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온라인 세상에서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문제입니다. 대학의 익약 사이트만 봐도, 학생들이 서로를 향해 겨냥하는 악의적인 표현들이 누군가를 조롱거리나 집단 따돌림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익약처럼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트들은 온라인 폭력을 조장하도록 기획됐다는 점에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해 보입니다.
소셜미디어의 스마트한 위력은 네트워크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나머지 사람들도 그 네트워크에 가입하지 않으면 생활이 힘들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소셜미디어 없이는 캠퍼스 안의 생활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스마트폰이 바꾼 자신의 삶에 대해 실망감과 좌절감을 느낀다 해도 스마트폰을 완전히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소셜미디어에 의해 통제되고, 심지어 이용당하고 있는 그들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우리는 지금 소셜미디어와 스마트폰에 대해 더 의식적이고, 비판적이며 개방적인 태도를 가져야 통제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의 저자는 스마트폰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그 때문에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에 대해 객관적 연구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