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비주얼 클래식 Visual Classic
제인 오스틴 지음, 박희정 그림, 서민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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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인 오스틴의 필력에 존경을 표합니다.

어떻게 이런 단순한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드는지 놀랍습니다.

그건 어쩌면 누구라도 반할 수밖에 없는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매력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9세기 여성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먼 그녀의 당당하고 활기찬 에너지가 마음에 듭니다.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타입.

다만 그녀의 단점은 자신의 판단을 너무 믿었다는 점입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오해와 편견을 키웠다는 점.

비열한 사기꾼은 얼마든지 선량한 모습을 꾸며낼 수 있고, 내성적인 사람은 무뚝뚝한 모습 때문에 오만하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똑똑한 엘리자베스가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순진한 구석이 있다는 겁니다. 사람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는 실수를 합니다.

대저택 네더필드의 무도회장에서 엘리자베스는 명문가 신사 다아시를 만납니다.

잘못된 첫만남이랄까.

다아시는 엘리자베스를 처음 봤을 때, 친구 빙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럭저럭 봐줄 만은 하네. 하지만 내 마음에 들 정도로 매력적이지는 않아.

그리고 다른 남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여자한테 관심 보이고 싶은 생각은 없어." (22p)

세상에 이런 말을 내뱉는 남자에게 호감을 보일 여자는 한 명도 없을 겁니다. 당연히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오만한 태도에 불쾌함을 느끼지만 내색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지능적인 돌려까기 화법으로 다아시를 상대하는데, 신기하게도 다아시는 그녀의 화법을 유쾌하게 받아들입니다. 더 나아가 엘리자베스에 대한 호감이 생기면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듭니다. 이래서 사랑을 큐피트의 화살에 비유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쑝 큐피트의 화살에 맞은 사람처럼 말도 안 되는 순간 사랑에 빠져드니까.

안타깝게도 다아시는 자신이 엘리자베스에게 했던 실수가 뭔지도 모를 뿐더러 완전 비호감으로 찍혔다는 사실도 모릅니다.

그래서 혼자 마음속으로 사랑을 키우다가 엘리자베스에게 청혼을 하고, 깔끔하게 거절을 당합니다. 실제로 다아시의 오만함이 가져온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사랑에 빠졌으니 상대가 당연히 알 거라고 여기는 착각.

이토록 완벽하게 엇갈릴 수 있다니, 소설이 아닌 현실이었다면 해피 엔딩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특히 여성에겐 선택권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읽는 내내 얼마나 답답하던지... 사랑하면서도 아닌 척 행동하는 바람에 영영 이별할 뻔 했습니다. 진정한 사랑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지만 충분히 견딜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두 사람이 보여줬습니다. 이것이 <오만과 편견>이 로맨스 소설의 고전으로 사랑받는 이유일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번 책은 만화가 박희정님의 일러스트가 삽입되어 더욱 달달한 상상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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