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인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망내인』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작가 찬호께이.

단 한 권의 책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가라서, 『풍선인간』 이 그의 작품이란 걸 알았을 때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아, 읽어야겠구나.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풍선인간』이었습니다.

사실 책을 처음 받았을 때는 너무 작은 사이즈에 놀랐습니다. 이전 작품들이 모두 장편이라서.

『풍선인간』은 찬호께이의 초기 작품으로, 2011년에 발표한 단편 연작소설이라고 합니다.

아직 찬호께이의 작품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이라면 가뿐하게 추천할만 합니다.

주인공은 초능력자입니다.

그러나 미국 영화에 등장하는 초능력 히어로를 떠올려서는 안 됩니다. 그는 영웅이 아니라 악당이니까.

그의 초능력이란, 살아 있는 생물과 피부 접촉으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습니다. 목표물의 신체 일부분이나 내장기관에 공기를 불어넣거나 팽창시켜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명령어는 특정 부위와 특정 시간을 지정할 수 있으나, 한 번 지정한 것은 바꾸거나 새로운 명령으로 덮어씌울 수는 없습니다.

세상이 이런 초능력을 어디에 써먹나 싶었는데, 그는 초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킬러가 됩니다.

은밀하게 목표물과 피부 접촉을 한 후에 특정한 시간에 심장 동맥을 부풀어 오르게 하면 겉보기엔 심장발작으로 인한 사망이라서 타살의 증거는 남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는 경추를 비틀어 부러뜨리고, 사람이 풍선처럼 부풀었다가 터집니다. 처음엔 이러한 죽음을 사고사나 병사로 위장했는데, 나중엔 유명인사가 360도 목이 돌아가며 죽는 끔찍한 광경을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하면서 킬러의 존재가 있을 거라는 추측과 함께 '풍선인간'이라는 별명까지 생겨납니다.

너무나 독특한 초능력을 살인 용도로 사용하는 풍선인간이 소시오패스처럼 느껴져서 오싹합니다만, 묘하게 빨려들어갑니다.

풍선인간이 치밀하게 목표물에게 접근하고 죽이는 과정이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불쾌할 수 있겠지만,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순수하게 오락을 목적으로 썼다고 하니 그 의도대로 즐기면 될 것 같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묘사들이 마지막에 가서야 복선이었다는 걸 알게 될 때는 소름이 돋습니다. 놀라운 반전이 숨겨져 있습니다.

다시금 찬호께이 작가의 기발한 스토리텔링에 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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