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쫓는 아이 신카이 마코토 소설 시리즈
신카이 마코토 원작, 아키사카 아사히 지음, 박재영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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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 <별을 쫓는 아이>를 읽었습니다.

단순히 판타지 소설이라기엔 뭔가 깊숙한 내면을 자극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슬픔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견디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이 거대한 지하 도시 아가르타를 통해 놀라운 모험으로 바뀝니다.

주인공 와타세 아스나는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입니다. 늘 조용한 모범생.

아스나의 '방과 후 일과'는 마을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오부치 산 중턱, 고원에서 혼자 광석 라디오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일입니다.

사실 아스나는 남들처럼 방과 후에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습니다. 하지만 친구라는 존재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서 도리어 다가오는 친구를 서툴게 밀어냅니다.

늘 속마음과 다르게 표현하는 바람에 후회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바쁘고 피곤한 엄마한테는 힘든 속마음을 숨길 정도로 철이 든 아이, 왠지 짠해집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스나에게 엄청난 일이 벌어집니다.

매일 즐겨 찾는 오부치 고원에서 곰보다 훨씬 더 크고 등에 이상한 돌기가 잔뜩 나 있는 시퍼런 괴물과 맞닥뜨린 것.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에 미소년이 나타나 아스나를 구해줍니다. 소년은 햇빛에 반사되어 파랗게 빛나는 펜던트를 흔들며 괴물을 유인하여 공격합니다.

괴물의 피가 사방으로 튀면서 비명을 지르자, 아스나는 죽이지 말라며 소리치고, 그바람에 멈칫 했던 소년을 괴물이 날려버립니다.

와중에 기절한 아스나를 소년이 안아서 구해줍니다. 소년의 이름은 슌.

깨어난 아스나는 슌의 오른팔에 피가 번진 것을 보고 자신의 스카프로 감싸줍니다.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잘생긴 슌에게 마음이 두근거리는 아스나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부치의 고원이 '나만의 장소'라는 것과 바위 사이에 숨겨둔 광석 라디오와 아빠의 유품인 돌멩이를 보여줍니다.

아스나는 이곳에서 신비한 노래를 한 번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노래를 들었을 때 슬프면서도 행복해져서 난 외톨이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해줍니다.

이 때, 슌은 그 노래가 자신의 노래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자신의 노래를 들은 사람이 '선생님'의 딸이라는 것도, 아빠의 유품이라는 돌멩이 역시 자신이 가진 파란 수정과 같은 보석 '크라비스'라는 것도. 무엇보다도 지상을 동경해서 제멋대로 선생님의 뒤를 쫓아 왔지만 지상에 오는 일은 이른 죽음을 부른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지상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아스나였던 것입니다.

슌은 저 멀리 아가르타에서 왔다면서 자신은 꼭 보고 싶은 것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이젠 더 바랄게 없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 죽음을 앞두고, 아스나에게 축복을 빌어주며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춥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스나는 소년의 입맞춤에 마음이 설렙니다. 그건 마지막 작별 인사.

그토록 동경했던 별빛...슌은 별이 반짝인느 지상의 하늘 아래에서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말이 아스나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나를 대신해서 아스나를 좋은 곳으로 인도해 줘. ....... 이제 와서 견딜 수 없이 무서워. 하지만 그만큼 행복하기도 해.

(손을 뻗어서 별을 붙잡으려고 하며)  손이 닿을 것 같아."  (45p)

이 사실을 모르는 아스나는 다시는 슌을 만나지 못하고, 학교에 새로 부임한 교사 모리사키로부터 신비한 지하 세계 아가르타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원래 주된 이야기는 아스나가 모리사키와 아가르타로 모험을 떠나는 부분이지만, 제게는 아스나와 슌의 짧은 만남이 강렬하게 남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은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찰나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삶에서는 너무도 소중한 보석 같은 결정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죽음과 이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맑고 순수한 소녀 아스나를 통해서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 이 책은 『너의 이름은.』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2011년 애니메이션 영화『별을 쫓는 아이』를 작가 아키사카 아사히가 소설로 새롭게 쓴 작품입니다.

원작에 충실하면서 소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서 좋았습니다.

소설로 읽고나니 다시 영화로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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