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투 보이스 키싱
데이비드 리바이선 지음, 김태령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투 보이스 키싱>은 실화에 기초한 소설이라고 합니다.
기네스의 세계 키스 기록 갱신에 도전한 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열일곱 살 소년 해리와 크레이크는 왜 이러한 도전을 했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들에게, 책을 읽는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었습니다. 책 속에서 '우리'는 책을 읽는 독자가 아닙니다. 해리와 크레이크 두 소년이자, 두 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합니다. 왠지 유체이탈의 화법이라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러한 방식이 아니면 두 소년의 마음을 보여줄 방법이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맨 마지막 작가 후기를 보고서야 알게 됐습니다. 나보다 앞 세대의 게이가 뒤 세대의 게이를 지켜보는 이야기를 구상한 거라고.
이 소설에서 실화를 기초한 건 대학생 두 명이 32시간 30분 45초라는, 기네스 기록보다 더 긴 시간 동안 키스를 했다는 것뿐입니다. 저자는 거기에 영감을 얻어서 두 소년의 키스 도전기를 쓴 것입니다. 정말 단순한 이야기인데, 묘하게 몰입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키스가 이토록 치열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신기합니다. 키스가 가진 의미가 두 소년의 키스 때문에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롭게 정의됩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건 크레이크지만 적극적으로 동의한 건 해리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건 크레이크가 키스할 수 있는 사람이 해리뿐이라서. 두 소년은 여러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키스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합니다. 놀랍게도 해리의 부모님은 두 소년의 키스 도전을 응원해줍니다. 일단 키스를 시작하면 32시간 12분 10초 동안 키스를 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장 긴 키스 세계기록보다 1초 더 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은 두 소년이 키스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시청합니다. 그러자 현지의 TV 방송국에서도 촬영팀이 도착합니다. 경찰관들이 안전선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합니다. 직접 지켜보는 사람들 중에는 이것이 범죄이자 지역사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놓고 욕하면서 달걀을 던지는 사람 때문에 해리가 흔들리지만 크레이크가 잡아줍니다. 잠을 참아가며 키스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그걸 방해하는 사람들까지 생겼으니 견디기 힘든 고통을 느낍니다.
<투 보이스 키싱>은 두 소년의 키스를 통해서 사회적 편견과 정면승부를 합니다. 사랑의 증거라고 할 수 있는 키스가 그 수단이 되었다는 게 너무 아이러니합니다.
"진실을 말할 때는 늘 첫 문장이 가장 어렵다.
우리에게는 첫 문장이 있었고, 마땅히 진실을 들어야 할 사람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 지닌 힘을 알게 되었다.
우리가 간절히 원했고 알게 된 것은 언제나 두 번째 문장이 첫 번째 문장보다 말하기 더 쉽고,
세 번째 문장은 두 번째 문장보다 말하기 더더욱 쉽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한 단락의 진실을 말하게 되고 한 페이지의 진실을 말하게 된다.
두렵고 긴장되기는 마찬가지지만 새로운 자신감이 생긴다.
이제까지 줄곧 너희는 첫 문장을 자물쇠로 써왔지만,
이제 첫 문장은 자물쇠가 아니라 열쇠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72-7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