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1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비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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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에 대해 잘 모릅니다.

겨우 소설 몇 편을 읽어본 게 전부일 뿐.

이 책은 그야말로 작가가 1979년부터 2010년까지 썼던 다양한 글들을 엮은 것이라고 합니다.

작가에겐 잡다한 구성이 제게는 꽤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세상에 무라카미 하루키니까 가능한 잡문집이 아닐까 싶어서.

서문, 해설 등 /  인사말, 메시지 등 / 음악에 관하여 / 《언더그라운드》에 관하여 / 번역하는 것, 번역되는 것 / 인물에 관하여 / 눈으로 본 것, 마음으로 생각한 것 / 질문과 그 대답 / 짧은 픽션 《밤의 거미원숭이》아웃테이크  / 소설을 쓴다는 것 /  해설 대담

참으로 다양한 글들이 모여 있다보니, 오히려 그 안에서 작가의 성격이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이니 실제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선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대답한다고 합니다.

"소설가란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은 조금만 내리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인간입니다." 라고. (22p)

최종적인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소설가는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정성껏 가설을 쌓아가는 거라고, 이야기는 바람과 같다고. 

오호, 듣고보니 맞는 말 같습니다.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일수록 독자는 금세 빠져들게 되니까.

이제껏 소설가는 자신이 쓴 소설의 창조주라고 여겼는데, 이 답변을 듣고나니 마술사 같습니다. 이야기 상자 속에 무엇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결국 독자가 원하는 것을 들려주는 사람. 누구나 흔히 먹을 수 있는 굴튀김을 주제로 맛깔나는 글을 쓰는 사람.

어찌됐건 프로 작가로서 삼십 년 넘게 써왔던 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건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글의 주제나 종류가 무엇인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글이든지 무라카미 하루키가 녹아있습니다. 소설가에게 있어서 소설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잘 꾸며진 응접실이라면, 이 책 속에 있는 잡다한 글들은 개인적인 방인 것 같습니다. 아주 잠깐 작가의 방을 방문한 느낌이랄까. 꾸밈없이 솔직한 작가의 모습을 본 것 같아서 왠지 친밀감이 상승한 것 같습니다. 이래나저래나 모르긴 매한가지인데, 독자의 착각은 자유니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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