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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 - 미드나잇 -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나를 위해 하루 15분 차분한 글쓰기
단디 편집부 지음 / 단디(도서출판) / 2018년 4월
평점 :
하루 중에서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은 언제인가요?
어쩌면 그런 시간조차 없을만큼 바쁘게 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해요.
《만년필 미드나잇》은 자신을 위한 선물이에요.
혼자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사람을 위해서, 좀더 색다른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
우선 이 책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만년필이 필요해요.
만년필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선 긋기 페이지도 있어요.
평소에 필사와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많아서 필기구를 다양하게 구비한 편이에요. 만년필은 워낙 고가의 제품이 많지만 전 아주 저렴한 모땡땡 제품을 쓰고 있어요. 리필카트리지가 있어서 잉크를 따로 충전할 필요 없이 간편해요. 다만 잉크가 가끔 고르게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책에서 만년필을 추천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손글씨에 최적화된 필기구이기 때문이에요. 그건 직접 만년필을 써봐야 알 수 있어요.
글자의 한 획을 긋는 것도 정성이 들어가고, 펜촉 끝이 종이와 닿을 때의 그 느낌이 좋아요.
하루 15분 만년필로 손글씨를 쓰기 위한 책.
책의 구성은 기본 선 긋기 연습과 따라 쓸 수 있는 좋은 문장들이 한글, 영어, 한문으로 되어 있어요.
지루하지 않게 멋진 명화가 함께 수록되어 있어요. 명화와 어울리는 좋은 문장, 아니 좋은 문장과 어울리는 명화라고 해야 할까.
그 중에서 이디스 워튼, 『거울』중에 나오는 문장이 기억에 남네요.
"우리는 둘 다 아무것도 모르지 않나요? 아름다운 여자가 아름다움을 잃어갈 때 어떠한 고통을 겪는지.
당신과 나, 우리 같은 사람들에겐, 나이가 든다는 것이 그저 따뜻하고 밝은 방에서 덜 밝고 덜 따뜻한 방으로 옮겨가는 것과 같겠지요.
하지만 클링스랜드 부인처럼 아름다운 분들께 그것은,
꽃과 샹들리에가 가득한 눈부신 무도장에서 밀려나 겨울의 밤과 눈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을 거예요." (67p)
마침 그 옆에는 화려한 무도장 그림이 보이네요. 독일의 사실주의 화가 아돌프 멘젤(Adolph Menzel), <The Dinner at the Ball> 1878 作
책 맨뒤에 참고문헌과 그림 정보가 나와 있어요.
그냥 따라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그 문장이 담긴 작품까지 저절로 관심이 가게 되네요.
이디스 워튼은 20세기 초 미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여성 최초로 퓰리처 상을 받았다고 해요.
<거울>은 섬뜩하고 기이한 유령 이야기라고 하니,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이렇듯 다양한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을 짧은 시간에 만날 수 있는 책이에요. 물론 만년필로 손글씨와 낙서를 즐기면서.
"시간은 짧고 내 힘은 부족하고 사무실은 끔찍스럽고 집은 시끄럽습니다.
아름답고 굴절 없는 삶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은
예술 작품을 통해
그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 프란츠 카프카
《만년필 미드나잇》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즐거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