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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가림
어단비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6월
평점 :
"너를 잊고 싶지 않아." (299p)
효주는 무영에게 자신의 진심을 말합니다.
<달가림>을 읽으면서 이 부분에게 그만 감정이 울컥했습니다.
이 소설은 뻔한 로맨스가 전혀 뻔하지 않게 다가옵니다. 효주와 무영의 관계는 단순히 여자와 남자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그건 두 사람이 만난 곳이 신비로운 숲이며, 특히 무영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효주가 무영을 만난 건 마치 한여름 밤의 꿈 같습니다.
정말 꿈 속에서가 아니면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달가림>을 통해 만났습니다.
누군가를 잊고 싶지 않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겠지만, 효주에게는 사랑입니다.
우리의 삶에서 기억할 수 없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효주는 자신이 사라지더라도 무영을 잊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서로 만질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그저 바라만 보더라도 네 곁에 있고 싶다는 효주의 마음이 애절해서 제 마음까지 흔들렸던 것 같습니다. 무영 역시 그 마음을 느꼈습니다. 오직 너, 나보다는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무영에게도 있었습니다.
짧은 소설이라서 굳이 줄거리 소개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달가림>이 남긴 여운을 음미하고 싶습니다. 무영이라는 신비로운 존재가 홀홀단신의 외로운 효주를 만난 이유.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뜬금 없는 질문일 수도 있지만 <달가림>은 효주와 무영의 만남을 통해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 미하일라는 딸 쌍둥이를 낳은 여자의 영혼을 거두어 오지 않아 지상으로 떨어지는 벌을 받습니다. 그 때 하느님은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오라고 합니다. 사람에게 무엇이 있는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해 알게 된 천사는 세 번의 미소를 짓고, 온몸에 빛을 내며 하늘로 돌아갑니다.
아무런 표정이 없던 무영이 효주에게 표정을 배우는 모습에서 천사가 깨달은 세 가지의 답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그거였구나...
마지막으로 무영이 효주에게 보낸 미소가 궁금합니다.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아름다운 미소, 그건 아마도 천사의 미소와 닮았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현실에선 결코 볼 수 없겠지만 대신 저는 아주 인간적인 미소를 더 많이 짓고 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낌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