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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 가객 김창완.주객 명욱과 함께 떠나는 우리 술 이야기
명욱 지음 / 박하 / 2018년 5월
평점 :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방송에서 술을 테마로 한 이야기를 나누고, 술을 마시면서 대화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될 정도니...
SBS 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의 인기 코너였던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이 책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애주가가 아니랍니다. 그런데 어떻게 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느냐 하면, 일본에서 유학 후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양국의 술문화를 배우고 접했다고 합니다. 일본분들에겐 한국의 막걸리를, 한국분들에겐 일본의 사케를 대접했는데, 그때 막걸리에 대한 양국의 차이를 느꼈다고 합니다. 일본은 젊은 여성이 가볍게 즐기는 술로 홍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재 취향의 올드한 술이라는 편견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겁니다.
요즘은 막걸리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진 편이지만 맥주나 와인만큼 젊은 사람들이 즐기는 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부러 피하는 건 아닌데 막걸리에 대한 무관심이랄까.
저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막걸리의 매력을 잘 몰랐습니다.
저자가 현재 한국 전통주 콘텐츠를 만들고 널리 알림으로써 한국 술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국의 술 문화를 한층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방송에서뿐 아니라 책을 통해서 술의 역사와 우리 전통주 소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한국의 와이너리와 우리 술이 가진 특징을 상세히 알려줍니다.
책에 소개된 양조장 중에서 '용인 술샘'은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여느 양조장과는 달리 숲속의 현대적 건물이 카페를 연상시킨다고 합니다. 체험과 견학뿐 아니라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가족이나 연인의 나들이 코스로 제격일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인건 대표가 추구하는 술맛이 '비 온 뒤 숲의 향'이라는 얘기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맛 본 적 없는 전통주의 매력을 설명만으로 상상해보니 실제로 맛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2000년 전,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사케의 신이 된 하타 씨가 삼한 중 하나인 진한, 그리고 신라에서 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일본은 그것을 자신들의 문화로 1000년 넘게 지키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아픈 역사로 인해 우리 술이라는 문화적 가치를 많이 잃어버린 것이 안타깝습니다. 다행히 저자와 같이 한국 술의 가치가 얼마나 크고 귀한지를 깨닫고 발전시키려는 분들이 계시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전통주를 살리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우리가 지역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고 합니다. 무엇이든 제대로 알아야 관심이 가듯이, 이 책 덕분에 전통주의 가치를 재발견한 것 같습니다. 문득 어떤 드라마에서 막걸리 양조장에서 발효될 때 거품이 터지며 술 익는 소리를 조심스레 듣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좋은 막걸리를 빚기 위해서는 아기를 다루듯이 정성을 다한다는 분들의 사연을 보니, 진짜 전통주 장인의 모습을 확인한 것 같습니다. 아름답고 멋진 우리의 문화, 전통주를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