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로그 - 2018년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우희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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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버틸 수 없어......"

"그래? 그럼 절반쯤 온 거야. 버티는 건 그때부터 시작이야."

"눈뜨고 볼 수 없어......"

"그래? 그럼 눈을 뜬거야. 세계를 보는 건 그때부터 시작이야."  (43p)


제14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러블로그>의 주인공은 편집장에게 매번 혹평을 듣는 코믹픽션 작가입니다.

웃기지 못하는 코미디 작가라니, 수영하지 못하는 물고기처럼 너무나 이상한 설정입니다. 도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떤 부분이 가상 세계인지 가늠이 안 됩니다.

카페에서 잃어버린 원고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 안드로메다급이라서 쫓아가기가 버거웠습니다. 주인공이 추격전에 지쳐서 더는 버틸 수 없다고 말하는 그 느낌을, 왠지 공감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요.

의도된 언어 유희가 난무하는 이야기 속에서 웃음 대신 진지한 고민에 빠져듭니다. '나만 이상한 건가.... ?'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코미디 소설이라고 소개되었는데 자꾸만 멈칫거리게 됩니다. 결혼하지 못하는 커플매니저가 원했던 소개팅남은 돈 많고 잘생긴 사람이 아니라 그저 말이 통하는, 그리 웃기지 않은 유머로 자신을 웃게 만드는 순박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소개팅남이 바로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크게 공감했습니다.

과연 이 소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작가는 말합니다.

"보이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 것

숨은 것에 숨결을 불어넣는 것

너를 너로서 좋아하는 것

나를 나로서 발견하는 것

사랑은 그런 것이다. 그래서 사랑이야기를 쓴다." (244p)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알고 싶은 미스터리, 그건 사랑이 아닐까요. 사랑을 해도, 사랑을 안 해도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이 뭔지.

그 대상이 무엇이든, 누구든 우리는 곧잘 잃어버리고 언제나 찾아 헤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이르러서 알게 된 진실조차 의심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 안에서 확신할 수 있는 건 뭘까라는. 한 가지 놀라운 건 <러블로그>를 읽으면서 느꼈던 낯설고 껄끄러운 감정들이 작가의 원래 의도였다면 성공이라는 겁니다. 블랙코미디 같은 이야기 속에서 정신을 바짝 차리시길. 아니, 그냥 정신을 확 놓아버리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마치 의식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놔두면 이리저리 헤매다가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오듯이 설명하기는 어렵고 직접 읽어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읽으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원한다면 굳이 말리지는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어찌됐든 수장작이고, 작가의 피땀눈물이 들어간 작품이므로 그 세계를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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